[2008 大入제도 개선안 확정] 교사·학부모·대학 일제 반발
교총 "기본방향 바람직하나 변별력이 문제"전교조·학부모단체 "본고사 부활우려" 비난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개선 확정안'을 교육인적자원부가 고민 끝에 수차례 연기한 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등 '대학 선발 자율권'을 주장한 측과 '대학 서열화 방지를 위한 평등성을 강화하자'는 논리를 편 양측으로부터 혹평을 받았다. 교총과 대학은 바람직한 방향이긴 하지만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파행적인 방안'이라며 개선안의 폐기를 주장했고 참교육학부모회는 교육부 장관의 퇴진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일선 고교에서는 내신 비중을 높이려는 취지에는 공감하며 환영했지만 현실성에는 의문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26일 교육부의 대입제도 개선 시안 발표 이후 교육계에서 증폭돼온 갈등과 논란은 이번 개선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한재갑 교총 대변인은 "내신 비중을 강화하고 대학의 자율권을 강화한다는 면에서 기본적으로 방향은 바람직하다"면서도 "수능 변별력 약화에 따라 논술ㆍ심층면접이 강화되면서 또 다른 사교육비 지출의 우려가 있고 독서교육이 효율적으로 이뤄질지 모르겠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또 입시제도 변경에 따른 학교교육 내실화, 사교육비 부담 완화, 학교별 학력차 해소, 대학의 학생 선발 자율권 보장, 교육여건 개선 등 그동안 제기된 모든 사항을 검토하고 근본적인 해결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전교조 등으로 구성된 '올바른 대학입시제도 수립을 위한 교육ㆍ시민ㆍ사회단체대표자회의'와 '교수단체 연합대책회의', 민주노동당 등은 정부종합청사 부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 대입제도 개선안은 사교육 시장의 범람과 본고사 부활 우려도 있다는 점에서 파행적인 방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단체들은 "8월 시안 발표 이후 시민ㆍ사회단체가 개선을 꾸준히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으로 파행적인 안을 발표했다"며 "새 대입안을 원점부터 전면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특히 송원재 전교조 대변인은 고교ㆍ대학ㆍ학부모 협의체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없다는 점에서 참여할 의미가 없다"고 지적, 협의체 불참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도 기자회견을 열고 "새 입시제도는 많은 혼란과 부작용을 가져오고 사교육 시장의 범람과 학력차에 대한 갈증을 키울 것"이라며 "교육부가 새 입시방안을 강행한다면 헌법소원도 불사하겠다"고 주장했다.
일선학교에서도 비강남권 학교는 기대 속에 변별력을 보완해 본고사가 편법적으로 부활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고 강남권 학교는 '학력차를 무시한 역차별'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비교과 과목을 강화해 내신 비중을 높이자는 교육부의 방침에 대해서는 교사 대부분이 주관적이고 명확한 기준이 없는 현상황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오현환 기자 hhoh@sed.co.kr
입력시간 : 2004-10-28 1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