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살얼음판 글로벌 시장] 파산 공포에 떠는 美기업들

정크등급 회사채 수익률 급등… 스프레드 7%P까지 벌어져<br>내년까지 62개사 디폴트 예상도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및 경기침체 영향으로 미 산업계에 파산 도미노현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을 계기로 투기등급(정크등급)에 속한 미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 수익률이 급등하는 바람에 파산공포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미국 하이일드(고수익률) 매스터 Ⅱ지수'에 따르면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 국채 수익률과 정크본드 수익률 간 스프레드는 지난 7월 말의 5%포인트에서 최근 7%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다. 정크등급에 속한 기업의 채권 수익률이 다시 고공행진하고 있는 것은 회사채 금리의 벤치마크가 되는 미 국채 수익률이 미국 신용등급 강등을 계기로 상승할 것이라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제조업 및 소비 등 미국 경제지표 부진으로 투자 위험이 높은 정크본드 시장에서 아예 발을 빼려는 투자자들이 줄을 잇고 있는 점도 수익률 급등을 부추기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됨에 따라 음식료 관련 업체나 전력회사 등 내수기업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WSJ에 따르면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이 투자한 에너지 기업 다이너지홀딩스는 7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을 강등당해 회사채 수익률이 7월 13%에서 8월에는 17%까지 치솟아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또 멕시코 푸드 체인업체인 릴멕스 레스토랑은 무디스에서 외부로부터 추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10월 말까지 포괄적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고 지적 받았다. 더욱이 한계 상황에 몰린 기업은 채권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해도 금융권에서 외면 받기 때문에 부채 상환에 자금을 모두 쏟아부을 수밖에 없어 생존 가능성이 더욱 희박하다. 다이앤 바자 S&P 글로벌 고정자산리서치센터 팀장은 "투기등급을 받은 미국 기업이 오는 2015년까지 상환해야 할 채무액은 9,490억달러에 달한다"며 "주식시장 폭락과 유럽 채무위기가 더해져 내년까지 62개사가 채무불이행(디폴트)를 선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나마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당분간 제로금리를 유지한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향후 기준금리마저 올릴 경우 미 기업의 파산 선고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컨설팅 회사 노스아메리카포알릭스파트너스의 피터 피츠지몬스 회장은 "FRB가 최근 2013년 중반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은 2013년 후반기에는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며 "회사채 금리가 요동치는 있는 상황에서 FRB마저 기준금리를 올리면 기업의 상환액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파산 신고가 줄을 이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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