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물의 날이 있는 까닭


3월22일은 지난 2005년 UN이 선포한 '세계 물의 날'이다. 물의 날은 왜 있을까. 물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우리 모두에게 물의 본질을 정확히 인식시키기 위해서 일 것이다. 물이 다른 물체와 달리 소유주가 없고 우리 주변에 늘 풍부하게 존재한다고 해서 인간으로부터 냉대를 받아서 안 되는 특별한 물체라는 것까지도 이해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절제의식을 환기시키기 위해서라고 본다. 우리 생활 속에 '물 쓰듯이'라는 말은 물이란 헤프게 마구 쓰는 것으로 낭비의식이 잠재돼 있다. 절제사상이 결핍되면 경제가 성장해도 무모한 사치와 낭비로 그 사회는 몰락하게 마련이다. 지구상에는 두 종류의 사막이 존재한다. 하나는 '물 없는 사막'이고 또 하나는 계절에 따라 비와 눈이 풍족하게 내리는 '도시사막'이다. 물 없는 사막이 자연적이라면 비 오는 사막은 인간 스스로 만든 사막이다. 비 오는 사막은 주로 두 원인에 의해 생성된다. 첫 번째는 육지에 내린 강수량 전체를 모아둘 저수지나 하천 보(洑)가 준비되지 않은 탓에 비가 모두 바다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둘째는 하천에 폐수가 지나치게 유입되어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하천 물줄기가 그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어느 경우든 맑은 물이 없어 결국 사람들은 사막처럼 생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1990년부터 2000년까지 10년 사이에 세계생수 시장(100여종) 총 거래량은 4배로 증가했다. 또 세계은행에 따르면 중국본토 도시 660개중 반은 가정용수가 부족해 1억6천만 인구가 용수난리를 겪는다. 지하수의 90%, 그리고 하천과 호수의 75%가 오염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UN이 지정한 물 부족 국가이며 하천 별 오염도가 우려할 수준이다. 일례로 수도권의 상수원인 팔당호에 한때 인접한 가구 100만, 각종사업체 180개소, 축산농가 1만 그리고 골프장ㆍ낚시터ㆍ숙박업소 등 73개소로부터 14만 5,000 톤의 폐수가 매일 유입되는 등 맑은 물 구실을 못해 서울인구 1,500만의 물 소동으로 요란스러웠던 시절이 있었다. 다행히 정부는 '세계 하천의 날'과 '세계물의 날'의 취지와 정신에 일치한 '4대강 살리기'사업을 적절한 시기에 추진해 세계 여러 나라들로부터 환영과 더불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국고(22조원)를 들여 다시 살아날 4대강을 얼마나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사랑하고 합리적으로 보살피느냐에 달려있다. 올해도 물의 날을 맞아 우리 모두 인간 생태학적 위치를 바로 알고 주워진 물을 알뜰하게 쓰려는 마음가짐을 다시 한 번 점검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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