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만 해도 400대 1이 넘는 경쟁률까지 기록하며 인기리에 공급되던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의 단독주택 용지가 올들어서는 미분양이 줄줄이 생기며 할인된 가격으로 재공급되는 수모를 겪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7일부터 청라지구 단독주택용지 77필지를 선착순 수의계약 방식으로 할인해 재공급할 예정이다. 이들 청라지구의 단독주택용지는 지난 6월 추첨입찰 방식으로 88필지가 공급 공고됐으나 지금까지 단 11필지만이 주인을 찾았다. 이에 따라 LH는 이번에 가격을 낮추고 수의계약 형식으로 조건을 바꿔 토지 재공급에 들어간 것이다.
이 지역 단독주택용지의 경우 불과 1년 전만 해도 수도권 토지 시장 가운데 가장 활기를 띄었던 지역이었는데 상황이 급반전됐다. 지난해 처음으로 공급된 청라지구 단독주택지는 당시 총 314개 필지를 공급해 대부분 계약을 완료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현재까지 총 314개 필지 가운데 입지가 안 좋은 26개 필지를 제외하고 288개 필지가 계약됐으며 일부 택지는 신청자가 몰려 최고 400대 1이 넘는 경쟁률이 나오기도 했다. 청라지구 아파트 청약열기가 토지 시장까지 확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들어 인천 경제자유구역 전체가 시장 침체로 몸살을 앓고 각종 개발 계획도 지지부진하면서 토지 시장 역시 직격탄을 맞게 됐다.
LH의 한 관계자는 "외자 유치 실적 등이 부진하면서 청라지구의 개발이 늦어져 토지 분양 실적도 저조해졌다"며 "지난해 공급된 토지가 점포겸용인 반면 이번에 공급된 토지는 주거 전용이라는 점도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한편 LH는 이번에 수의계약 방식으로 공급되는 단독주택용지 77필지의 경우 '토지리턴제'는 적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공급용지의 필지당 면적은 277~322㎡이며 건폐율 50%, 용적률 80%를 적용 받아 2층까지 지을 수 있다. 가격은 3.3㎡당 32만 4,000원~37만 3,500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 6월 초 공급 당시 가격(3.3㎡당 480만원)에 비해 20% 이상 저렴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