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주식시장에 대해 '전고후약'(前高後弱)을 외치는 목소리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식시장의 수급여건과 기업들의 실적 호조로 인한 최근 증시의 강세가 3ㆍ4분기까지 이어지는 반면, 연말로 갈수록 긴축과 규제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실적전망 상향, 3분기로 강세 이어져=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HMC투자증권 등은 3ㆍ4분기에 국내 증시가 고점을 찍었다가 연말부터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하반기에도 국내증시는 글로벌 리스크 완화와 실적모멘텀에 힘입어 상승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하반기 코스피지수 예상범위를 1,580~1,890포인트로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이에따라 투자의견을 3ㆍ4분기에는 '비중확대'로, 4ㆍ4분기 중반부터는 '중립'을 권했다. 오 투자전략팀장은 "4ㆍ4분기 이후로는 경기확장국면에서 글로벌 긴축 리스크가 나타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머징마켓에 대한 외국인들의 공격적인 접근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주식시장의 수급여건은 좋아질 것"이라며 "2ㆍ4분기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된 가운데 주가는 가격조정을 겪어 밸류에이션(기업가치대비 주가수준) 매력도 높다"고 분석하며 하반기 코스피지수 예상범위로 1,500~1,950포인트를 제시했다. 다만 이 투자전략팀장도 "이익의 추가적인 개선이 기대되는 3ㆍ4분기까지는 주가상승흐름이 이어지겠지만 연말로 다가갈수록 재정긴축과 금융규제등 글로벌 이슈들의 부담으로 상승탄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투자증권도 국내기업들의 실적개선이 3ㆍ4분기에 최고점에 다다른다는 점에서 3ㆍ4분기 강세와 4ㆍ4분기 조정론에 동참하고 있다. 4ㆍ4분기에는 아무래도 실적증가율이 주춤하고 내외의 긴축상황이 부각된다는 것이다. ◇실적 모멘텀이 살아있는 ITㆍ화학ㆍ중국주에 관심=코스피지수의 박스권이 3ㆍ4분기까지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증시상승은 4ㆍ4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도 여전히 강하다. 기업실적이 좋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체력이 완전히 회복된 상태가 아니고 대외악재의 우려가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어쨌든 증시 주변의 여건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전망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되면서 수급여건도 양호하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말 1,500선까지 내려갔다가 25일 현재 1,729.84포인트를 기록, 최근 며칠간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한 달간 200포인트나 뛰었다. 개별기업들의 실적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비중이 커지면서 증권사들은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3ㆍ4분기까지 실적모멘텀이 긍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ITㆍ자동차ㆍ화학등 대표업종과 중국주, 은행ㆍ보험 등 금융주를 유망하게 봤고 HMC투자증권은 ITㆍ산업재 등 섹터와 화학ㆍ철강 등 업종에 비중을 늘릴 것을 충고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실적개선으로 국내 기업의 재평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