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기와 고이즈미 개혁의 발목을 한꺼번에 붙잡을 것으로 우려되는 엔고. 그렇다면 일본이 판단하는 엔화의 적정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최근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무장관은 "기업 경영인들의 대다수가 125~130엔대를 적정환율로 잡고 있다"며 그 역시 이 같은 지적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 기준에서 볼 때 달러당 115~116엔대를 오르내리는 지금의 엔화 가치는 일본의 '개혁을 통한 경제 회생'을 달성하기엔 지나치게 높은 실정이다.
다만 지금의 환율 수준이 당장 경기를 끌어내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UFJ종합연구소의 하토야마 유우지 투자조사부장에 따르면 제조업체들이 수출 채산성을 낼 수 있는 환율 마지노선은 달러당 115엔선으로, 엔ㆍ달러환율이 115엔을 크게 밑돌지 않는 한 수출기업과 경기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염려는 없다는 것. 자연 구조개혁에도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현재의 엔고 추세는 6개월 가량의 시차를 두고 일본 경제에 뒤늦은 부담을 안길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게다가 미국의 경상적자 확대와 경제 불안이 예상 밖으로 커져 급격한 엔고를 몰고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윤혜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