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風水地理)가 맞아야 기업을 인수한다(?)’
우여곡절 끝에 국제상사를 사들인 E1(옛 LG칼텍스가스)이 인수전에 뛰어들기 앞서 전문가를 통해 풍수지리까지 봤던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E1이 굳이 풍수를 본 것은 국제상사를 인수하면 용산에 있는 국제센터빌딩을 보유하게 되기 때문이다. 국제빌딩은 ‘지세가 안 좋아 입주하면 기업이 망한다’는 속설이 나돌고 있는 곳으로, 이 빌딩을 지었던 국제그룹이나 한일그룹이 연거푸 망하는 등 손댔던 기업마다 쓴맛을 봐야 했다.
E1의 한 관계자는 “인수과정에서 지관을 동원해 풍수지리를 꼼꼼히 따져봤다”며 “풍수지리상 나쁘지 않게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풍수지리 덕택인지 E1은 결국 지난 7월 창원지법으로부터 정리계획 변경계획안을 인가받아 8,551억원에 국제상사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과거 불명예를 안고 있던 국제빌딩은 최근 용산기지 이전과 공원화가 추진되면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이는 E1이 국제상사를 인수한 주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구자용 E1 사장은 인수 직후 “국제빌딩을 전면 리모델링해 랜드마크 빌딩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다만 LS그룹이 국제빌딩에 입주할지는 미지수다. E1 관계자는 “LS전선과 E1 등 계열사들이 강남을 떠난 적이 없다”며 “국제빌딩으로 전 계열사가 이전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