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MB "제2 LIG건설 없는지 검토하라"

금융위원장에 지시… "저축銀 PF 자금 받아 부실화된것 아니냐" 우려<br>회생절차 신청 前 CP 발행해<br>당국, 모럴해저드 대책도 마련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LIG건설 문제에 대해 이례적으로 깊은 관심을 표명하면서 '제2의 LIG'가 없는지 종합 검토할 것을 김석동 금융위원장에게 특별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계당국은 이와 별개로 LIG건설이 회생절차 신청 전에 기업어음(CP)을 발행하고 일부 대기업들이 일종의 '꼬리 자르기' 차원에서 회생절차를 악용하는 등의 모럴해저드 문제에 대해서도 대책 마련에 들어갈 방침이다. 28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LIG건설이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직후인 지난 22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던 도중 LIG건설 문제를 언급하면서 "저축은행으로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을 받은 것이 부실화한 것이냐"며 건설회사의 자금상황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이 특정 기업 법정관리 등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보인 것인 이례적인 일이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저축은행에서 기업 쪽으로 (부실의 유탄이) 갈 수 있다"고 LIG 문제의 원인을 다시 한 번 진단한 뒤 "LIG처럼 PF를 받은 업체들 가운데 문제가 될 기업이 더 없는지 종합적으로 검토하라"고 김 위원장에게 지시했다. 이 대통령이 이 같은 지시를 내린 것은 저축은행들이 무더기 영업정지를 당하는 등 재무상황이 나빠지면서 여신관리에 나서고 이 과정에서 PF 문제가 일반 기업의 자금상황으로 연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이날 시장에서는 LIG건설 외에 일부 중견그룹의 건설 계열사가 추가로 회생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금융위는 이에 따라 건설업계 전반에 대한 스크린 작업에 들어갔다. 한편 당국은 LIG가 회생절차에 들어가기 직전 654억원에 이르는 기업어음(CP)을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준 것에 대해 문제점과 개선할 점이 없는지를 파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제대로 절차를 지켰는데 대주주가 책임을 방기한 채 회생절차를 악용한 점은 없는지에 대해서도 별도로 파악해 모럴해저드가 발견될 경우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들이 회생절차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모럴해저드가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어떤 형식으로든 이에 대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 회생절차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채권단과 협의를 제대로 거치도록 하는 부분과 CP 등 단기 사채 발행 과정에서의 제도개선 등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은행들이 그룹을 보고 자회사에 돈을 빌려주는 대출관행에 변화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해 차제에 금융권의 여신관행에 대해서도 점검이 이뤄질 것임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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