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중일 바둑 영웅전] 하변을 내 준 이유

제4보 (38∼54)



백38부터 다시 본다. 흑39로 굴복하지 않고 참고도1의 흑1로 반발하는 강경책은 없었을까. "그거 괜찮은 강수 같은걸."(필자) "어째서죠?"(윤현석) "축머리를 피하면서 우하귀를 최대한으로 확보하는 멋진 수 아닌감."(필자) "그게 그렇지가 않아요."(윤현석) 백2로 단수를 치는 수가 있다. 축이 아니므로 흑은 3으로, 계속해서 5로 나올 것이다. 그때 백6으로 모는 기상천외의 수단이 있다. 흑이 7로 따내면 백8로 몬다. 절묘하게도 축이 성립된다. "역시 과욕이었나? 그럼 다른 길을 찾아야지."(필자) 참고도2의 흑1을 필자가 제시했다. 빵때림을 주지 않겠다는 배짱의 한 수. 그러자 윤현석9단은 백2, 4를 척척 놓아 보였다. A와 B가 맞보기여서 흑이 망한다는 친절한 설명이 있었다. 프로가 필연이라고 하면 필연인 줄 알아야 한다. 백46은 이세돌류. 부분적으로는 우하귀 방면을 한 수 보강하는 것이 정수일 것이다. 보강한다면 48의 자리가 정답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면 흑은 얼른 46의 자리에(또는 그 왼편에) 달려갈 것이다. 그것이 싫어서 이세돌은 실전보의 백46으로 둔 것이다. 대신 흑은 47 이하 53으로 하변에 엄청나게 큰 집을 지었다. 백54로 움직인 것은 예정 코스. 이 노림수가 있었기 때문에 이세돌은 하변을 흑에게 선선히 내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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