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전자업계 다운사이징 태풍 분다

실적 악화로 고전하는 LG전자 미주 일부 사무소 통폐합 하고<br>상파울루 휴대폰 공장도 감원<br>삼성은 LCD사업부 조직 개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사업ㆍ인력 조정에 돌입하는 등 연말 인사를 앞두고 국내 전자업계에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특히 실적악화에 고전하고 있는 LG전자는 미주사업장 수와 인력을 줄이는 다운사이징에 돌입한다. 휴대폰뿐 아니라 가전사업부도 축소하고 일부 사무소의 경우 폐쇄조치까지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1일 LG전자와 미국 현지업계에 따르면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최근 미주사업부를 순시한 뒤 너무 많은 인력이 근무하고 있는데다 현지 사무소 효율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조직축소 지시를 내렸다. 휴대폰사업부의 경우 시애틀과 샌디에이고ㆍ뉴저지ㆍ텍사스 등에 사무실을 두고 있지만 이번 다운사이징 조치에 따라 텍사스 사무실은 폐쇄되고 나머지 3개 사무소로 기존 인력이 재배치 또는 한국 근무로 전보 발령이 날 예정이다. 이미 LG전자는 미국 현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170명의 주재원 중 70명을 내년 상반기까지 한국으로 복귀시킨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미국 현지의 한 관계자는 "구 부회장이 지나치게 많은 인력이 미주사업장에 근무하고 있다고 판단해 이 같은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불필요한 주재원을 한국으로 불러들이고 대신 그 자리는 현지인으로 충원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LG전자는 또 지난 9월 브라질 상파울루 인근 타우바치 휴대폰 공장의 인력 200명을 감원했다. LG전자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업계에서는 득보다는 오히려 실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미국 현지에서 LG전자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던 요인이 발 빠른 고객대응이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는 오히려 LG전자의 미국 판매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현지의 한 관계자는 "LG전자는 미국 회사들과는 다르게 빠른 AS 등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했다"며 "그러나 주재원들이 철수하면 사실상 이 같은 빠른 고객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3ㆍ4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LCD사업부의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소규모 그룹 조직을 팀제로 통합하고 10여명의 임원이 올해 말까지 안식년 또는 비상근으로 전환됐다. 전체 80여명에 달하는 LCD사업부의 임원 중 10여명을 제외한 나머지 70여명의 임원의 거취는 올해 말 임원 인사 때 거취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조직개편은 실적부진에 빠진 LCD사업부에 대해 강도 높은 메스를 대면서 조직에 긴장을 불어넣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LCD사업부의 실적부진이 물론 LCD패널의 공급과잉과 수요둔화가 맞물린 데 따른 것이지만 당분간 수요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실적에 걸맞은 슬림한 조직을 가동해 LCD 시황 악화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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