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대형 국영 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에 나선다. 대형 국영 기업들은 그간 방만한 경영을 일삼아 베트남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은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누엔 탄 둥 베트남 총리가 서면 인터뷰에서 대형 국영 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을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날 미국을 방문한 누엔 총리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등을 만나 인플레이션 극복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그는 "지난 수개월동안 성숙하지 못한 경제 구조와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해 인플레 위험에 직면해 왔다"며 "국영 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과 개혁은 베트남 경제를 강하게 만드는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베트남은 지난 5월 물가상승률이 25%를 넘었다.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3배 이상 올랐던 베트남 증시도 올들어 62% 떨어졌다. 경제 전반이 위기 징후를 보이면서 정부도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8.5~9%에서 7%로 낮춰 잡았다. 누엔 총리는 "베트남 개발 정책 중 하나는 강한 국영 기업을 만들어 경제의 기둥이 되게 만드는 것"이라며 "베트남 경제가 조만간 회복해 예전처럼 높은 경제 성장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그의 이런 정책이 재벌 중심으로 경제를 발전시켜온 한국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 때문에 작지만 효율적인 중소 기업들이 정부와 의 연줄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올들어 베트남의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는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WSJ에 따르면 올 상반기 FDI규모는 지난해 연간 200억달러를 넘어서는 최소 220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