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중소기업 '원高 파장' 현실화

해외바이어·국내업체들 "값 낮춰라" 잇단 압력…수입땐 외국업체들서 단가 인상 요구 빗발쳐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원화 강세 여파가 중소기업에게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원화가 980선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수출입을 하고 있는 상당수 중소기업들은 해외 바이어는 물론 국내 구입처로부터 가격 인하 등의 압력을 세게 받고 있거나 반대로 단가 재조정 요구에 나서는 등 ‘원고파장’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쪽 모두 만만치 않아 중소기업들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질 전망이다. 전기난방기 유통업체로 수출과 수입 비중이 4대 6 정도인 코퍼스트 김정호 대표는 “갖고 있는 외환은 수입할 때 사용하면 되기 때문에 환손실을 최대한 줄이고 있지만 유럽이나 중국의 거래선들이 오히려 환율하락에 맞춰 수입단가를 조정하자고 해서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즉 거래선들이 원화강세를 빌미로 이 회사가 수입하는 제품의 단가를 올리자는 제안이 최근 빗발치고 있는 것. 김 대표는 “수출하는 제품의 경우 처음 계약하는 시점에 맞춰 수출단가를 유지하면서도 수입의 경우 환율하락 폭만큼 인상하자는 제안을 받아 총 매출로 봤을 때는 손해를 보게 될 것 같다”며 우려했다. 수출 비중이 90% 이상인 이미용전문업체 레카전자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외화만도 50만 달러를 넘는데다 지난해 하반기 수출 계약 당시 단가 달러당 1,020원이 깨져 월 평균 4,000만원의 손실이 나고 있어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 회사 이재일 이사는 “하루 종일 환율 상황만 체크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너무 가파르게 환율이 내려가니까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 놓았다. 현재 레카전자는 올해 환율이 950원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수출 계획을 수정하는 동시에 바이어들에게 가격 재조정을 제안하는 방안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은 게 현실. 이 이사는 “손해를 보고 수출할 수는 없는 만큼 가격 재조정을 제안할 수야 있지만 국제 상거래상 가격 재조정을 요구하는 것은 어렵기도 하고 수용되기도 쉽지 않은 일”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부산 김해시 장유공단에 위치한 하이테크 고무소재 전문기업 동아화성은 임경식 대표는 지난해말 기준 환율이 5%대로 급락함에 따라 거래처와의 단가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동아화성은 지난해부터 환율하락이 4% 이내에서 변동이 있을 경우, 거래처와의 단가협상을 재개한다는 내용을 계약당시부터 계약서에 명시하고 있다. 임 대표는 “환율이 4%이내의 변동폭이 있을 경우 단가협상을 재개함으로써 환율급락 피해를 최소화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달러결제 비중을 낮추는 방안이나, 해외생산기지 위주의 수출전략 수립방안도 검토해 볼 것”이라고 전했다. 사료첨가제 전문기업으로 원재료의 60%정도를 수입하고 있는 이지바이오 관계자는 “원화가 강세일 경우 제조 원가가 절감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그러나 국내 매출처에서 원가 절감에 따른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경향이 있어 환율 하락의 혜택을 고스란히 안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성장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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