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4'는 올해 선보일 첨단 전자제품을 미리 확인하며 전자업계의 한 해 트렌드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다.
150개국 3,200여개 업체가 참여한 이번 CES의 트렌드는 커브드(곡면) TV, 스마트 가전, 웨어러블 기기, 미래 자동차로 요약된다.
우선 CES의 하이라이트인 TV의 경우 화면이 휜 커브드 TV가 대세를 이뤘다. 커브드 TV는 일반 평면 TV보다 몰입감이 높은 게 특징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CES에서 기존 커브드 TV를 뛰어넘어 곡면과 평면 화면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가변형 TV를 선보이며 한발 앞선 기술력을 뽐냈다. 화질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중국 업체들도 커브드 TV를 대거 내놓으며 추격 의지를 내비쳤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브라운관(CRT) TV에서 평면 TV로의 전환에 이어 올해는 커브드 TV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아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할 것"이라며 "그 선두는 단연 한국 업체들의 가변형 TV"라고 설명했다.
사물인터넷 기술에 기반한 스마트 가전도 가전업계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모든 생활가전을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 홈' 서비스를 선보였다.
LG전자도 가전제품과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일상언어로 대화하며 명령하는 '홈챗' 서비스와 웹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 TV를 공개했다. 하현회 LG전자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장 사장은 "소비자들이 여전히 스마트 가전을 어렵고 불편하다고 느끼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플랫폼으로 웹 OS 탑재 스마트 TV를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CES에서는 옷이나 시계처럼 몸에 착용하는 정보기술(IT) 제품인 웨어러블 기기도 화두로 떠올랐다. LG전자가 공개한 '라이프밴드 터치'는 손목밴드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로 사용자의 칼로리 소모량과 걸음 수, 움직인 거리 등을 체크하는 것은 물론 스마트폰의 수신 전화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 갤럭시기어를 통해 전기차와 자전거를 제어하고 각종 정보를 전달받는 사례를 시연해 보였다.
또 소니는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인 '스마트아이글래스'를 깜짝 공개했다. 브라이언 크루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에서 "디바이스와 반도체를 포함해 웨어러블 기기를 위한 넓은 범위의 생태계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도 최근 들어 CES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자동차의 정보기술(IT)화가 촉진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올해 CES에는 BMW, 포드, 제너럴모터스(GM), 기아자동차,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 등 역대 가장 많은 9개 자동차업체가 참가했다.
기아차는 이번에 전기차 전용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비롯해 13종의 첨단 IT·차량 융합 기술을 선보였고 벤츠는 스마트워치로 제어할 수 있는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라스베이거스=이재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