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국제 상품시장 패닉] "호황 끝났다" VS "2차 랠리 위한 숨고르기" 의견 팽팽

■원자재시장 어디로 가나<br>"성장 발목 잡아 수요 둔화돼 각국 금리인상도 하락 부채질"<br>"글로벌경제 회복세 안꺾여 안정적 수준서 조정 끝날것"


국제 원자재 시장이 파랗게 질렸다. 지난해 이후 이어져온 상품시장의 랠리를 즐겼던 헤지펀드 등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들고 있던 은ㆍ구리ㆍ석유 등을 일시에 내던졌다. 이 때문에 원유가 2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가격급락이 증폭됐고 상품시장의 호황이 막을 내렸다는 비관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일부에서는 상품 가격 급락이 경기둔화의 신호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지나치게 오른 원자재 가격이 세계 경제성장에 발목을 잡아 원자재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2차 랠리를 위한 체력비축이라는 시작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너무 가파르게 올랐던 만큼 조정의 폭이 큰 것일 뿐 랠리가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상품수요를 뒷받침하는 글로벌 경제의 회복세가 꺾이지 않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준에서 조정국면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5일(현지시간) 일어난 국제 원자재 시장의 패닉성 투매는 글로벌 경제둔화 우려가 증폭된 데서 비롯됐다. 이날 나온 미국의 신규 실업신청 건수는 47만4,000명으로 지난해 8월 중순 이후 8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최근 3일 단행된 인도의 금리인상과 중국 인민은행의 추가금리 인상 가능성 시사도 원자재 수요둔화를 예고했다. 그동안 상품시장의 강세를 뒷받침해온 달러화 약세가 경기둔화 우려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동결 영향으로 급격하게 강세로 전환한 점도 상품가격 급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제원유(서부텍사스산중질유ㆍWTI) 가격은 전 고점인 지난달 29일의 114달러에 비해 12.4% 떨어졌다. 면화와 구리 가격도 각각 19.5%, 14%로 급락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정에도 불구하고 은 가격은 아직 1년 전에 비해 161% 높은 수준이며 석유ㆍ구리ㆍ면화 등 다른 상품들도 같은 상황이다. 조정의 여지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는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단기적으로 배럴당 90달러로 떨어질 가능성이 많다"며 "다만 2008년처럼 150달러를 육박하던 유가가 단 6개월 만에 30달러선으로 폭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달 중순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중순 원유ㆍ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이미 올랐고 미국경제에 높은 원자재 가격이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상품 랠리가 막을 내렸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3~6개월간 상품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일시 조정론자들은 중국ㆍ인도 등 신흥국들의 건실한 경제성장과 중동 및 북아프리카 정세불안이 상품가격 상승의 주요인이라고 봤을 때 지금도 변화된 것은 없다는 논리를 편다. 또 1ㆍ4분기 1.8%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던 미국경제도 하반기에는 성장세를 회복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마이클 로즈 앵거스잭슨 트레이더는 "현재의 조정을 과거 주택시장, 인터넷 버블 붕괴처럼 여기고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소규모 투자자들은 결국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이번 가격하락은 건전한 조정"이라고 말했다. 상품시장의 향후 움직임에 또 다른 큰 변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종료 이후 통화정책이다. FRB가 지난해 8월 2차 양적완화를 밝힌 후 저금리 자금(cheap money)의 유입이 상품 랠리에 큰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이번 조정은 6월 양적완화 정책의 종료를 미리 반영한 것이며 이후 FRB가 취할 통화정책 방향에 따라 달러화의 흐름이 좌우되고 이는 상품시장의 향방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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