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임금ㆍ단체 협상은 지난해보다 훨씬 파괴적이고, 장기화할 것이다.”
23일 서울경제신문이 `산업 평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를 주제로 기획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국내 기업ㆍ금융기관 등 50개사의 인사ㆍ노무담당 임원과 노동조합 위원장을 대상으로 올해 노사 관계 전망에 대해 긴급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조사대상자의 79.9%는 “올해 교섭 기간이 지난해와 같거나 더 길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응답자의 94.0%는 “올해 노사갈등과 마찰의 수준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훨씬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주5일제 근무제
▲비정규직 문제 등 최근 불거진 각종 노동 현안 등으로 노사 간의 대립 수위가 예년에 비해 훨씬 높아질 것임을 뜻한다. 동시에 올해 임금ㆍ단체협상 역시 극심한 춘투(春鬪)와 하투(夏鬪)로 홍역을 치렀던 지난해의 `파업 악몽`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실제로 인사ㆍ노무 담당자의 60.1%는 올해 임ㆍ단협 협상에서의 핵심 쟁점 사안에 대해 `주 40시간제(주 5일 근무제)`와 `비정규직 처우문제`를 꼽았다. 이 같은 반응은 노조위원장 역시 마찬가지여서 응답자의 70%가 `주40시간제 시행에 따른 세부 협상 과정`을 가장 큰 쟁점으로 예측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국내 노사 관계에 대해서는 노무담당 임원의 47.4%와 노조위원장의 30.0%가 “오히려 악화했다”고 평가했다. “안정됐다(좋아졌다)”는 반응은 5.25%에 그쳤다.
최종태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보공유와 보상시스템 등 노ㆍ사ㆍ정 3자간 이해가 상충되는 사안들에 대해서는 시장 메커니즘에 따라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고 지적하고, “정부도 시급히 노사 관계의 인프라를 쌓을 수 있는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