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인 ‘바이코리아’ 폭발] 실적호조에 글로벌 유동성 넘쳐

외국인이 증시에서 유례없이 강도 높은 매수행진을 벌이고 있는 것은 수급과 펀더멘털의 양대 축이 승수효과를 보이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기업의 실적호전과 각종 경제지표 개선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각종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유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달러화 약세 장기화로 비(非)달러 지역으로의 자금이동이 일어나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한국증시를 포함한 아시아권 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는데다 수급구조까지 긍정적인 흐름을 지속하고 있어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한국물 거둬들이기)`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 외국인 순매수가 주로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종합주가지수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9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유동성, 아시아 지역 펀드로 밀물=외국인이 지난해 12월에 이어 올들어 매수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는 것은 유동성 보강이 가장 큰 힘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1주일간 아시아 지역 펀드(일본 제외)로는 모두 5억5,200만달러(6,500억여원)가 순유입돼 주간단위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 관련 펀드로는 11주 연속 순유입이 이뤄졌고 올들어서만 모두 40억9,000만달러(4조8,000억여원)가 몰렸다. 특히 펀드로 유입된 자금의 경우 주간단위로 집계돼 후행적인 지표로 작용했지만 지난주의 경우 설 연휴로 인해 큰 폭의 자금유입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주식을 사지 못했기 때문에 설 연휴 직후 강도 높은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타이완 증시는 지난주 월요일부터 26일까지 연휴기간인데다 서울증시 역시 설 연휴로 휴장된 것을 고려할 때 전주에 유입된 국제자금이 이번주 내에 주식매수 자금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연휴기간 중 발표된 마이크로소프트와 3M 등 미국 주요기업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킨데다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흐름을 보인 것도 경기회복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로 작용했다. 전상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에 비해 1,000건이 줄었고 경기선행지수도 9개월 연속 상승흐름을 보여 전세계 증시회복의 발판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ㆍ4분기 1,000포인트 기대감 확산=전문가들은 외국인의 강도 높은 매수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상승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 매수로 인해 증시의 유동성은 풍부해진 반면 외국인 지분율은 사상 처음으로 42%대를 돌파하는 등 증시의 유동물량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어 수급개선 효과가 극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기업의 실적개선이 이어져 그동안 증시에 걸림돌로 작용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주식 저평가)`가 해소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점도 긍정적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국내 주요기업의 순이익이 지난해 4ㆍ4분기에 이어 1ㆍ4분기에도 높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가 1ㆍ4분기 중에 1,000포인트선에 도달할 수도 있다는 낙관론을 내놓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우량종목 씨가 마른다=외국인들은 올들어 우량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으며 이런 매매패턴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들어 외국인들의 순매수는 삼성전자(1조1,052억원)와 LG전자(3,650억원)ㆍSK텔레콤(3,117억원)ㆍSK(1,859억원)ㆍ국민은행(1,846억원)ㆍ삼성전기(1,464억원)ㆍ기아차(791억원)ㆍKT&G(791억원)ㆍKT(712억원)ㆍ삼성SDI(705억원)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집중됐다. 외국인투자가들이 지난해 4ㆍ4분기까지는 수출주도형 소재산업 등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매수전략으로 보이기도 했지만 올들어서는 다시 시가총액 상위종목 매수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제한적인 자금으로 특정 종목군을 사들이던 전략에서 벗어나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국증시`를 사들이는 전략으로 선회했음을 뜻한다. 따라서 당분간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장세 주도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외국인 영향력 확대에 따른 시장구조 취약, 개인투자자들의 소외감 확산 및 시장이탈 등 부작용이 더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들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대부분 주가가 높아 일반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장이 강세를 보여도 개미들은 별 재미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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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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