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유럽, 中 거대자금 유치 길 열린다

EU서 투자협약 러브콜에 中도 "得 많다" 적극적… 체결 가능성 높아<br>내달 톈진서 회담… 일부선 "난관 많아" 지적도


극심한 재정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이 해외투자 유치를 위해 중국과 투자협약을 맺는 방안을 추진한다. 로이터는 중국과 EU(유럽연합) 지도자들이 오는 10월25일 중국 톈진에서 회담을 갖고 '범유럽투자협약(pan-european investment pact)' 체결에 관한 협상에 나설 예정이라고 20일 보도했다. 카렐 드 거트 EU 무역위원은 "장기적으로 투자 장벽을 제거해 중국과 EU가 서로 똑같은 투자 여건을 제공하는 상호협정을 맺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U가 이번 협약 체결을 추진하고 나선 이유는 중국의 유럽 직접투자(FDI)를 늘려 재정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중국 투자자금을 민간에 직접 투입해 경기를 살리는 지렛대로 삼겠다는 것이다. 유럽은 중국의 최대 교역국이지만 지난해 중국이 EU에 투입한 투자자금은 9억유로에 머물러 전체 외국인투자의 1.7% 수준에 불과하다. 중국 입장에서도 글로벌 위상을 재정립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EU의 러브콜에 대해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상무부의 셴단양 대변인은 20일 "이번 협약과 관련해 중국은 유럽을 무조건적으로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다만 유럽은 중국을 좀 더 존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인민일보 인터넷판이 21일 전했다. 이는 그 동안 중국이 꾸준한 개혁개방을 하면서 경제 구조를 투명하게 바꿔왔지만 EU는 여전히 중국에 '시장경제지위(MES)'를 부여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MES 자격을 받지 못한 나라는 보통 덤핑과 같은 통상 분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처하게 된다. 유로화 하락으로 신음하고 있는 중국 기업 입장에서도 이번 협약은 장기적으로 해외수출 에 유리한 발판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로화 대비 위안화 환율은 지난 13일 유로 당 8.69위안까지 떨어져(위안화 강세) 2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수출 기업의 수익성은 낮아지게 된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유로화 약세가 중국 기업들에게 심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며 "중국 경제가 현재의 성장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럽의 경기 회복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럽을 돕는 게 결국 중국의 살 길이라는 것이다. 올들어 지난 8월까지 중국과 EU의 교역량은 3,720억달러에 달해 전년 같은 기간 보다 21.8%나 급증하면서 상호 의존도를 높여가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연구원의 장밍 연구위원은 "유럽 재정위기가 장기화 되면 중국 역시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협약이 실제 체결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EU 국가 중 일부는 이번 협약 논의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첨단 정보기술(IT)과 같은 국가전략산업까지 중국에 문호를 개방하기는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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