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는 올 하반기에 4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뉴욕 월가의경제 전문가들이 예측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53명의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3ㆍ4분기에 4.7%, 4ㆍ4분기에 4.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전망이 실현된다면 올 하반기 미국의 성장률은 초호황기를 기록했던 99년 하반기의 6.0% 이후 가장 높은 성장세를 구현하는 것은 물론 2분기 연속 잠재 성장률을 넘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달에 동일한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는 성장률 전망치가 3ㆍ4분기 3.6%, 4ㆍ4분기 3.8% 정도였다.
월가의 하반기 경제 전망치가 이처럼 급격히 상향 조정된 것은 최근 발표된 미국 경제의 거시지표와 실시간 지표들이 빠르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신문은 미국 경제가 하반기에 전환점(turning point)을 돌고 있다고 진단했다.
월가의 하반기 기대치가 급격히 높아진 가장 큰 이유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감세 정책의 효력이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 부분의 개선이 뚜렷하고 지난 3년째 꺾어졌던 기업 투자부문의 회복이 명백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8월 미국의 자동차 판매는 월별 기준으로 2년 만에 가장 많았으며, 미국 최대 소매 체인점인 월마트의 8월 매출이 급증, 새 학년이 시작되기 직전에 미국인들이 아낌없이 소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투자 척도가 되는 공장 주문 역시 지난 여름 이후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그러나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 경제의 하반기 높은 성장 전망에도 불구,
▲고용시장 악화
▲무역수지 적자 누적
▲재정적자 증가 등의 요인이 장기적인 고성장을 뒷받침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조사에 응한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상반기 성장률을 3.84%로 예측했다.
고용시장의 경우 9월 들어서도 주간 신규 실업 청구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서 40만명
선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 경제 회복으로 1년 내에 100만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5%를 넘어섰으며, 연간 재정 적자규모는 올해와 내년에 피크를 이룰 전망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