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연기 속출… 이달 IPO '제로'


최근 미국과 유럽의 재정불안과 경기부진으로 증시가 급락하면서 이달 들어 IPO기업이 단한 곳도 없이 전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앞으로 증시의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에 기업들이 상장을 잇따라 연기하고 있어 당분간 IPO 시장에 찬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당초 오는 29, 30일 공모주 청약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던 테크윙이 돌연 IPO를 철회했다. 테크윙은 이날 신고서를 통해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웠다”며 철회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오는 10월중 3ㆍ4분기 실적을 포함한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할 계획이다. 테크윙 측 관계자는 “최근 증시 폭락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얼어붙은 상황에서 회사 밸류에이션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받을 수 없다는 판단에 공모주 청약 일정을 연기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이달 IPO를 실시했거나 예정인 기업은 단 한 곳도 없게 됐다. 월 기준으로 IPO가 한 차례도 진행되지 않은 것은 올 3월 이후 5개월만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IPO 부재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내달 증시 상장을 목표로 했던 로보스타는 현재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코스닥시장 입성 시기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또 IPO를 준비 중이던 세미시스코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아직 비교 가능 기업들의 실적이 나오지 않았고 또 최근 주가 하락으로 회사의 밸류에이션 측정에도 다소 무리가 있어 상장시기를 결정하지 못했다”며 단기간 내에 상장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외국계 상장사 2곳도 상장 시기를 늦췄다. KB투자증권을 주관사로 국내 상장을 추진했던 USM홀딩스는 현재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던 예비상장심사청구서를 철회한 상태로 내년 상장을 다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미국계 한국인이 경영하는 신용 및 직불카드 결제대행서비스업체인 유나이티드머천트서비스(UMS)도 24일 코스닥시장 상장을 철회했다. UMS는 대신증권과 골든브릿지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지난 5월 27일 한국거래소에 예비상장심사청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처럼 상장을 눈 앞에 두었던 기업들이 상장을 연기하는 이유는 증시가 폭락장을 연출하자 공모가 산정시 비교할 수 있는 기업들의 주가가 떨어져 회사 밸류에이션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 증권사 투자은행(IB) 담당자는 “증권의 유통시장인 증시가 안 좋으니 바로 전 단계인 증권 발행시장도 안 좋을 수 밖에 없다”며 “증시가 불황이면 기관들이 수요예측에 소극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공모가를 제대로 받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증권사 IB 담당자는 “최근 외국기업에 대한 인식이 크게 좋지 않아지자 중국이나 미국 등에서 상장을 추진하던 회사들이 이를 철회하거나 연기하려 한다”며 “이러한 불신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외국계 기업의 상장이 거의 전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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