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중국경제 아킬레스건 '국유기업'


중국 국유기업의 약진이 눈부시다. 2013년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에 따르면 미국 132개, 중국 89개, 일본 62개 순으로 중국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톱10에 중국 석화(4위)와 중국 석유(5위), 중국 국가전망(9위) 등 3개나 포함돼 있다. 뱅커(The Banker)지가 발표한 세계 1,000대 은행 순위에서 중국공상은행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고 중국건설은행ㆍ뱅크오브차이나ㆍ중국농업은행이 5ㆍ9ㆍ10위로 톱10에 중국계가 4개나 된다. 이런 통계지표만 보면 중국이 명실공히 미국ㆍ유럽연합(EU)과 더불어 세계경제를 삼분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최근 중국 경제의 지속성장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중국 경제는 그동안 투자와 수출중심의 고성장전략을 추구해왔고 그 중심에 국유기업이 자리 잡고 있다. 2011년 국내총생산ㆍ고용ㆍ생산에서 국유기업 비중은 17.1ㆍ10·14%에 이르렀다. 공공 부문의 역할을 강조하는 국진민퇴(國進民退) 정책은 국유기업으로의 과도한 자원집중을 가져왔고 이는 정실자본주의와 지대추구 행태를 고착화시켰다. 이로 인한 비효율과 방만경영의 폐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글로벌 기업에 비해 몇 배씩 인력을 과잉고용하고 있다. 임금ㆍ복지혜택 및 공공ㆍ민간 부문의 임금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한국조세연구원의 분석에 의하면 7대 독점 국유기업은 고용비중은 8%인 반면 급여혜택은 55%를 독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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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와 제조업에 대한 투자가 국내총생산의 50%를 웃도는 과열 속에서 국유기업 부채가 급증했고 이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할 경우 엄청난 신용위기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비제도 금융, 이른바 '그림자 금융'의 폐해도 심각하다. 중국 경제규모에 비해 막대한 신용거품이 존재하고 그림자 금융 규모가 국내총생산의 54%에 이른다는 분석도 나와 있다.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 회장은 지난 4월 "중국이 수년 내에 그림자 금융의 위험을 수습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중소기업과 다수 서민층이 사금융에 깊이 노출돼 있다. 사금융과 은행대출금리 격차가 3배 이상인 경우도 많다.

국제통화기금은 중국 경제 연례보고서에서 "현재 추진 중인 경제개혁이 가속화되지 않으면 성장률이 4%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내수활성화와 산업구조 개편, 부채축소 등 강력한 경제개혁과 구조조정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단기적 성장률에 연연해 장기적 경제성장 기조를 바꾸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영위기에 빠진 최대 태양광 업체 선텍의 파산에 개입하지 않았다. 중국이 국유기업의 독점적 지위를 약화시키고 수익성을 높여 과잉채무를 통제할 수 있을지에 경제개혁의 성패가 달려 있다. 세계가 중국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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