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환헤지 안했더니 되레 높은 수익률

환율 급등 속 환노출형 펀드들 환차익 챙겨<br>환노출형ㆍ헤지형 10%P 가까이 수익률 차<br>“환 전망만으로 투자는 위험…장기적으로 환은 헤지해야 안전” 지적도


같은 재료로 만든 장이라도 햇볕을 얼마나 쬐었느냐에 따라 장맛은 천차만별이다. 장독 뚜껑을 열고 햇볕에 노출된 시간에 따라 깊은 장맛이 결정되는 것이다. 사정은 펀드시장도 마찬가지다. 최근 원ㆍ달러 환율 급등이라는 복병을 만난 해외펀드들도 환 헤지 여부에 따라 수익률이 엇갈리고 있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편입종목과 운용방식이 같은 쌍둥이펀드 15쌍(30개)의 9월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환 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의 수익률이 헤지를 한 펀드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수익률 기준으로 전체 30개 펀드의 순위를 낸 결과에서도 상위 15개 펀드가 모두 환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였다. '삼성CHINA본토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 [주식]A'의 경우 환노출형은 3.96%의 수익을 냈지만 환헤지형은 -5.72%의 저조한 성적을 냈다. '한화꿈에그린차이나A주트레커증권자투자신탁-1(주식-파생형)C/Cf2'도 환헤지를 하지 않은 'UH'형이 3.46%의 수익률을 낸 데 반해 헤지를 한 'H'형은 -6.43%를 기록해 수익률 격차가 컸고, '블랙록월드광업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UH)(A)'와 '블랙록월드광업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H)(A)'도 각각 -1.71%, -11.32%를 기록하며 수익률 격차가 10%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다. 최근 들어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환 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들이 환율 상승에 따른 추가차익을 챙기며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해외펀드에 가입하면 투자 대상국 통화이나 달러화 가치 하락에 따른 환차손 위험에 노출되는데, 이를 막기 위해 투자자들은 펀드 환매 시 환율을 현재 시점 환율로 고정하는 '환 헤지'를 할 수 있다. 언제 날씨가 바뀌어 비가 쏟아질지 모르기에, 안전하게 장뚜껑을 덮어두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처럼 환율이 상승하면 환 헤지를 한 펀드들은 환차익을 누릴 수 없어 상대적인 손실을 보지만, 반대로 환율이 하락하면 환차손을 줄여 수익률 방어를 할 수 있다. 올 들어 환율이 바닥(1,050원)을 찍었던 지난 7월에는 헤지형 펀드들이 노출형 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펀드 투자는 오랜 기간을 내다보고 투자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환율 등락에 좌우되기 보다는 긴 호흡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 팀장은 "시장 전망 중 가장 어려운 것이 환율 전망"이라며 "환에 대한 전망을 투자수단으로 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환 헤지를 헤 놓으면 최근 같은 환율 상승 상황에서는 손실이 나겠지만, 환 외의 다양한 헤지 방식으로 손실폭을 줄일 수 있다"며 "환은 기본적으로 헤지를 해 놓는 것이 바람직하고 장기적으로도 안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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