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식품 뉴트렌드] 사업 다각화·제품 고급화·해외시장 개척… "R&D 강화는 필수"

대상 의약품 등 신소재 개발 주력<br>농심 신라면 블랙 등 혁신제품 속속<br>오리온 '건강한 과자' 생산 선도<br>야쿠르트는 유산균 발효유로 정평

서울 신대방동 농심 본사에 위치한 식품안전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농심은 식품안전을 위한 식품안전연구소와 신제품 개발을 위한 'R&BD(Research & Business Development)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농심

식품업체의 연구개발(R&D) 분야는 식품업계의 사업 다각화와 제품의 고급화 및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핵심 브레인과 같은 역할을 맡고 있다. R&D 투자가 받쳐 주지 못하면 기업들의 중장기 성장을 견인할 자체 동력을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특히 좁은 내수시장에서 경쟁사를 따돌리고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도 R&D 강화는 필수다. 그런 탓에 대상은 신소재 개발에 주력하는 대표적 기업으로 통한다. 대상은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바이오사업부에서 L글루탐산나트륨(MSG)∙핵산∙아스파탐 등의 식품 및 의약품 소재를, 전분당사업부에서는 미국이나 남미에서 들여온 옥수수를 원료로 전분 및 전분당을 만들고 있다. 소재사업은 기술력만 갖추면 곧바로 시장 공략이 가능하고 적용 분야도 무궁무진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마디로 사업 다각화와 해외 진출이라는 양날의 칼과 같은 효과를 소재사업에서 찾고 있다. 일례로 대상은 국내 최초로 열가소성 전분(Thermoplastic starch)을 개발, 이를 바탕으로 한 생분해성 플라스틱, 생분해성 필름 등의 원료를 사업화했고 접착제로도 신소재를 활용하고 있다. 평소 소재분야 R&D에 힘써오지 않았다면 얻기 어려운 성과라 할 수 있다. 식품 쪽에서도 밸류크리에이션센터(Value Creation Center∙가치창조센터)를 만들어 제품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VCC에서 연구원들은 시장조사 등을 통해 중장기 개발계획을 세운다. 예컨대 '집에서 담글 수 없는 고추장과 된장' 혹은 '소금기가 적은 김치와 장류'와 같은 아이템들은 기초연구가 없다면 만들 수 없는 것들이다. VCC에서는 이런 향후 대박 아이템에 대한 제품화가 가능하도록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카레여왕' 같은 제품도 VCC에서 연구원들이 3개월간 연구에 몰입한 끝에 나온 작품이다. 농심의 혁신적인 제품들도 R&D 활동을 통해 나오고 있다. 농심의 대표상품인 포테토칩(1980년)∙육개장사발면(1982년)∙너구리(1982년)∙안성탕면(1983년)∙짜파게티(1984년)∙신라면(1986년)∙생생우동(1995년)∙둥지냉면(2008년)∙뚝배기(2009년)∙신라면블랙(2011년) 등은 모두 독창적인 R&D 활동의 결과물들로 꼽힌다. 특히 농심은 지난 2007년 식품안전과 제품혁신을 기치로 핵심기술과 비즈니스 개발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도록 'R&BD(Research & Business Development)센터'를 만들었다. R&BD센터에서는 '세계 No.1 식품연구소'라는 비전 아래 총 160여명의 연구원들이 차세대 제품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제과분야에서 트랜스지방과 포화지방을 획기적으로 줄인 '건강한 과자'를 만들고 있는 오리온도 R&D에 선도적인 기업으로 손색이 없다. 오리온은 2007년 6월부터 '포화지방 저감화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포카칩∙스윙칩∙오감자 등 스낵 제품에 사용하는 기름을 기존 팜올레인유에서 해바라기유로 전격 교체했다. 또 최소한의 공정으로 자연의 맛을 그대로 살린 '자연이 만든 순수한 과자'라는 콘셉트의 마켓오, 초산비닐수지 대신 천연치클을 사용해 만든 '내츄럴치클' 등도 오리온의 R&D와 혁신 활동을 통해 나온 제품으로 꼽힌다. 국내에 유산균 발효유를 처음 소개한 야쿠르트의 성장도 업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연구개발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76년 업계 최초 기업부설연구소로 설립된 야쿠르트의 R&BD 부문은 특허균주 24개를 비롯해 총 65종 2,000여개 이상의 유산균을 만날 수 있는 유산균 박물관으로 통한다. 특히 생명공학과 관련된 연구자료를 매년 발표하는 등 학회 및 산학협동활동으로도 정평이 났다. 이 밖에 30여명의 소수정예로 구성돼 있는 빙그레의 식품연구소도 사내에서 가장 늦게 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곳으로 유명하다. 한 번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제품 특성에 따라 3~4일을 꼬박 실험실에서 세우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빙그레는 국내에서 호상발효유 1위인 요플레를 만드는 기술의 경우 국내 발효유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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