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환률,당분간 시장기능에 맡길것”/이경식 한은총재 인터뷰

◎최근 상승세 동남아 위기따른 심리불안 일뿐/일부 외국자금 유출돼도 방어 능력은 충분이경식 한국은행총재는 최근 환율급등과 관련, 『당분간은 시장 상황에 맡겨둘 것』이라고 말해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의 상승(평가절하)을 어느 정도 용인할 뜻을 시사했다. 이총재는 최근 환율상승의 원인은 증시 침체로 인한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유출 및 동남아 통화위기로 인한 심리적 불안이라고 진단했다. 이총재는 2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그러나 원화환율이 시장상황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데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갈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외환위기가 닥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낙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외환위기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동남아 통화위기때문에 걱정들이 많은 것일 뿐이다. 외국인들이 증시에서 주식을 많이 판다지만 이달들어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실제로 빠져나간 규모는 3억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달에도 4억달러나 순유출됐었다. 현재 외환시장에서 하루에 거래되는 달러량이 평균 15억달러에 이르고 한은의 외환보유고가 3백억달러에 달하므로 이정도 유출때문에 외환위기가 초래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최근 외환시장의 불안한 분위기는 주가하락으로 인한 외국인 자금유출에 대한 우려에 동남아 통화위기와 연관된 불안심리가 가세했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은 계속 상승세인데. ▲현재 원화환율은 고평가되었다고 볼 수 없다. 태국이나 홍콩의 경우 환율을 고평가된 상태에서 유지하려다 통화위기가 발생했지만 우리는 상황이 다르다. 또 앞으로도 환율은 시장상황에 맡겨둘 것이다. 환율을 시장상황에 어느 정도 맡겨두면 통화위기가 나타날 소지가 저절로 없어지게 된다. ­하지만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가면 달러수요가 급증해 환율상승과 이로 인한 통화위기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않은데.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의외로 재무구조가 건실한 기업들에 집중되어 있다. 이들 대형기업들이 모두 망한다고 보고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겠는가. 현재 외국인 투자자금이 1백80억달러 정도인데 외환보유고가 3백억달러수준이므로 어느 정도의 자금 유출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 ­어쨌든 최근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지 않은가. ▲최근에 대기업 부도가 많이 발생한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외국인들은 또 현재 부실기업이 많다는데 이중 어느 정도의 부실이 현실화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한다. 실제 추가 부실이 어느 정도이냐가 앞으로 외국인 투자행태의 관건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와 함께 외국인들이 전반적으로 아시아시장의 투자자금 규모를 줄이고 남미나 미국쪽 투자를 늘리는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사가 내년 우리 경제의 실질성장률을 5% 이하로 전망한 것도 외국인투자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텐데. ▲전혀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S&P의 전망은 대기업 추가 부도설 등 우리 경제의 부정적 예측을 최대화시킨 것같다. 하지만 S&P보다 국제적으로 훨씬 신뢰도를 얻고 있는 IMF(국제통화기금)의 전망은 6%를 넘고 있지 않은가.<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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