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日경제 이달 다시 악화"

'경기는 지난 4~6월에 단기 정점에 달했다가 7월 이후로 점차 악화되고 있다'지난 5월17일 일본 정부가 '경기 저점'을 선언한 지 두달도 채 안돼, 노무라(野村)종합연구소의 우에쿠사 가즈히데(植草一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경제가 그 사이 정점을 지나 다시 하락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주간경제지인 다이아몬드가 최근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서도 적잖은 경제 전문가들이 머지 않아 일본 경제가 뒷걸음질을 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기업 회계부정 스캔들 이후 휘청이고 있는 미국 경제와 그에 따른 약달러ㆍ엔고 현상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급속도로 꺾인 탓이다. 심상치 않은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는 일본에 즉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도쿄 증시의 닛케이지수는 지난 24일 5개월만에 종가 기준으로 1만엔선이 붕괴됐으며, 국제 자본이 달러화에 등을 돌리면서 엔화는 때로 달러당 115엔대에 진입하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 후퇴에 대한 우려는 구조개혁 추진에 최대 걸림돌이다. 시장이 침체되고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면 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라도 발 벗고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는 것은 당연한 일. 게다가 증시 침체로 금융기관들이 막대한 투자손실을 입어 올 회계연도 중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가 무너질 경우, 부실채권 정리 여력은 급속도로 약화되고 개혁 추진 일정은 큰 차질을 빚게 된다. 엔화 강세도 수출 기업들은 일본의 경기 회복과 구조개혁 노력에 악재가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설비투자나 민간 소비가 전혀 살아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경기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수출이 타격을 입는 것은 일본 경제에 커다란 부담요인이 된다는 것. 경기가 아직까지 바닥에서 헤매는 최대 원인은 고이즈미 정권의 긴축재정 때문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일단 경기부터 살려야 한다'는 개혁 반대여론은 미국발 악재로 인해 한층 거세게 일 전망이다. 고이즈미 개혁안에 반발하는 야당으로부터 내각 불신임 위협에 직면한 고이즈미 정권에게 미국 경제의 위기는 곧 일본 경제의 위기이자 정권 존립 기반인 개혁정책의 좌초 위기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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