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글로벌e-리더] 앨 고어 애플컴퓨터 이사

`세계에서 가장 큰 조직을 이끌었던`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지난 20일 애플컴퓨터의 이사가 됐다. 고어는 올 초 2004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 본격 정치무대에서 비껴서 있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부통령 재직 당시 `정보 슈퍼하이웨이(information superhighway)`라는 용어를 직접 만들었을 정도로 정보기술(IT)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고어는 선거 패배 이후 3개 대학의 객원교수로 활동해왔다. 고어는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의 수석고문으로도 활동하고 있지만 그가 경영에 책임을 지는 이사 자리를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고어의 영입을 발표하면서 “앨이 애플에 믿을 수 없을 만큼 풍부한 지식과 지혜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고어는 지난 2000년 컴퓨터를 매킨토시에서 PC로 바꿨다고 공개했지만 최근에 다시 맥유저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0년 선거 당시 방영된 정치광고에서 IBM의 싱크패드를 사용했다. 고어는 애플행에 대해 “최근 발표된 매킨토시의 새 운영체제(OS) OS X와 애플사의 오픈 소스 운동에 대한 지지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 컴퓨터의 부활을 이끈 이사진과 같이 일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애플의 매킨토시 컴퓨터는 성능과 디자인은 좋지만 호환성이 약하다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때 10%를 넘었던 미국 시장 점유율도 PC에 밀려 현재 3%에 불과한 상태. 애플은 지난해에는 미 유력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로부터 이사회가 최악인 회사로 뽑히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래리 앨리슨 오라클 회장이 지난해 9월 애플 이사에서 물러나 공석이 된 자리를 메운 고어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지 궁금하다. 한편 고어의 애플행이 발표된 날 공교롭게도 `부시의 미국`은 이라크 공격을 시작했다. 2000년 선거 당시 대대적으로 고어를 지지했던 미국 IT업계로서는 최근의 산업침체와 관련 아쉬움이 많을 수밖에 없는 날이었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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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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