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권사들 지난해 순이익 '껑충'

62곳 47% 늘어 2조9,760억… 전체 자산총액도 19%나<br>외국계는 외국인 거래부진탓 크게 줄어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급증하고 자산총액도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증시환경 개선으로 안정적인 위탁매매보다는 주식인수ㆍ기업공개(IPO) 등 위험을 감내한 영업활동이 확대됐다. 외국계 증권사는 외국인 공매도 감소 등의 영향으로 거래 규모가 줄면서 순익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사 순익 1년 새 47% 증가=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62개 증권사의 2009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 당기순익은 2조9,760억원으로 2008회계연도(2조202억원)에 비해 47.3% 증가했다. 수수료 수입이 6조7,319억원에서 7조9,848억원으로 증가했고 채권보유 이자수입도 2조8,412억원에서 3조3,539억원으로 늘었다. 자기매매수익 역시 3,277억원에서 7,405억원으로 급증해 증권사들의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특히 4ㆍ4분기(2010년1~3월)에는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값 상승으로 채권 관련 이익이 1조6,307억원에 달했다. 증권사 전체 자산총계도 1년 새 19.1% 늘어난 177조2,000억원에 달했다. ◇국내 증권사 웃고 외국계는 울고=증권사별 순이익 규모를 보면 국내 증권사의 수익구조는 크게 개선된 반면 외국계 증권사들은 악화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42개 국내사의 순이익은 2조5,440억원으로 전년 대비 93.4% 급증했다. 증권사별로는 대우증권이 3,159억원을 기록해 가장 많은 순익을 남겼다. 이어 하나대투(2,518억원), 삼성(2,503억원), 한국투자(2,319억원), 현대(1,814억원), 우리투자(1,810억원), 동양종금(1,808억원), 미래에셋(1,555억원) 등의 순이었다. 외국계 증권사의 20곳은 순이익이 4,321억원에 그쳐 전년보다 2,724억원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국인보다 내국인의 주식거래가 활발했기 때문이다. 내국인의 주식거래 규모를 보면 2008회계연도 2,562조원에서 지난해는 3,577조원으로 40%가량 늘었다. 그러나 외국인의 경우 거래 규모가 같은 기간 607조원에서 559조원으로 되레 줄었다. 이 기간 외국인의 대량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가 줄어드는 등 매매보다는 매수에 집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들의 자산총계는 전년 말 148조8,000억원에서 177조2,000억원으로 19.1% 증가했고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6.6%에서 8.8%로 올랐다. ◇'위험투자' 증가세=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이 주식시장 환경의 개선으로 영업을 확대함에 따라 총위험액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회계기준으로 국내 증권사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576.3%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연도(629.3%)에 비해 53.0%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NCR은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값으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안정적인 영업을 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NCR이 하락했다는 것은 증권사들이 리스크가 거의 없는 위탁매매업보다는 위험을 감내하더라도 좀더 수익이 높은 분야에 영업을 강화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년간 총위험액은 23.8% 증가한 반면 영업용순자본 비율은 13.4%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기 여파로 증권사가 리스크를 거의 부담하지 않는 단순 중개업에 집중하다가 증시 호전 후 영업을 확대하면서 총위험액이 늘었다"면서 "하지만 NCR 150% 미만의 적기시정조치 대상 증권사는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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