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실업률:7/불완전 취업자(경제교실)

◎비자발적 이유 동일직종 취업시간 미달/주당 근무 18시간 미만 근로자 일컬어15대 대선가도에 국제통화기금(IMF) 태풍이 휘몰아쳐 후보자들마다 불안에 떠는 유권자를 달래는 선거전략을 내세워 왔다. 그중 하나는 근로시간의 단축이다. 한 후보는 현재의 법정근로시간 44시간을 4시간 단축하여 40시간으로 하면 1백70만명의 일자리가 생겨 대량해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리오넬 조스팽 프랑스 총리는 12.5%에 달하는 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프랑스의 법정노동시간을 2000년부터 현행 39시간에서 35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의 입법을 약속했다. 독일에서도 전후 최고의 실업률이 기록되면서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야당이 주당 근로시간을 32시간으로 줄여 일자리를 만들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이 근로시간은 실업률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고용통계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IMF 구제금융사태 등 경기침체와 고용조정 여파로 내년에는 1주간 18시간미만으로 일하는 불완전취업자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도되었다. 그렇다면 누가 불완전취업자인가. 과연 보도된 바와 같이 일주일에 두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오전 9시에서 12시까지만 일하는 주부들은 단순히 취업시간이 18시간미만이기 때문에 불완전취업자로 간주되어야 할까.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불완전취업자는 비자발적인 이유로 동일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정규근로시간보다 근로시간이 짧고, 더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거나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불완전취업자는 단순히 근로시간만으로 구분되어서는 안되며 근로시간과 개인의 의사가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18시간미만 취업자 모두를 불완전취업자로 간주하여 이들을 실업률을 계산하는데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다. 여하튼 고용통계에서는 이 부분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 전국에서 표본으로 뽑힌 3만4천가구에 살고 있는 만 15세이상 인구를 대상으로 통계청에서 매월 실시하는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는 취업자에게 「일한 시간」을 질문한다. 일한 시간은 일반적으로 직장에 따라 정해진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을 기준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이 조사에서는 출·퇴근에 소요된 시간은 물론 근무시간중 점심시간과 개인적인 용무에 할애된 시간은 제외하며 초과근무시간은 포함된다. 응답된 취업시간은 18시간미만, 18∼36시간미만, 36∼54시간미만, 54시간이상으로 구분하여 파악하며 평균취업시간도 발표된다. 이 통계는 취업자의 산업, 직업과 연계하여 어느 분야에서 취업시간이 늘었는지 줄었는지 파악될 수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농림어업을 제외한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평균취업시간은 50.3시간으로 일본의 43.3시간에 비하여 평균 9.7시간 더 일한 것으로 나타났고, 미국의 34.4시간, 독일의 37.7시간에 비하면 훨씬 높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벌레일까.

관련기사



이화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