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R&D 전담 등 특화된 기관 하나 없어

■ 한국 SW 연구소 현주소는…<br>국책硏 설립 검토 불구, 업계선 '기대반 우려반'


국내 소프트웨어(SW) 연구개발(R&D) 기관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SW공학센터,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등이 있으나 SW에 특화된 기관이 없고 단기 생존을 위한 생계형 R&D를 중심으로 운영돼 출연연 고유의 역할을 상실했다. 대기업 연구소는 국책연구소보다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지만 제품화를 위한 연구에 주력하는 편이고 중소기업 연구소는 영세성과 인력부족 등으로 생존을 위한 방어적 경영에 집중함으로써 실질적인 R&D 투자 여력이 부족하다. 대학 연구소 역시 논문실적 중심의 연구 수행에 치중해 기반기술 영역의 R&D에 대한 지원은 없는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선진국들은 패키지 SW부문을 선점하고 숙련된 기술자를 다수 보유한 신흥 강소국은 정보기술(IT)서비스 부문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우리는 글로벌 경쟁력이 취약하다. SW산업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SW R&D를 전담할 국책연구기관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24일 지식경제부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연구 용역을 의뢰해 만든 '소프트웨어 R&D 체계 개편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9월 '미래선도 소프트웨어 연구원(가칭)'을 설립하고 오는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구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업계의 시각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현재 ETRI와 같은 연구기관이 있는 상태에서 또다시 중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MB정부는 출범 초기에 각 조직의 특성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효율성을 이유로 정보통신연구진흥원ㆍ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ㆍ한국전자거래진흥원 등을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로 통폐합했다. 김중태 IT 문화원장은 "SW산업이 활발한 미국을 보더라도 정부 주도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면서 "IT 종사자 대부분은 SW산업을 정부가 주도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결국 SW산업 종사자들이 바라는 것은 단순히 많은 연봉이 아니라 개발자가 원하는 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정부의 규제를 완화하는 등 일하기 편한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박태웅 KTH 부사장은 "연구소를 너무 급하게 만들지 말고 차분히 장기계획을 잘 세우고 각계의 지혜를 두루 모아 설립 과정에서부터 긴 호흡을 보여주기를 바란다"며 "예전 미국 국방성이 인터넷을 만들었듯 기초 분야 연구자를 많이 배출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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