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제품가 올린 외국계기업들 '된서리'

BAT코리아·피죤, 던힐 담배·섬유유연제 판매량 곤두박질<br>물가안정 역행… 소비자 외면<br>시장 점유율 1위 자리도 뺏겨


외국계 기업들이 정부의 물가 안정화 정책에 역주행하며 무리하게 가격을 올리다가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정부 당국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담배업체인 BAT코리아를 비롯해 피죤 등이 올 들어 일부 주력 제품의 가격을 급격히 인상하면서 시장점유율이 급락하는 역풍을 맞고 있다. 담배업체인 BAT코리아의 경우 지난 4월 사회 전반적인 물가 인상의 기류를 틈타 무리하게 가격을 올렸다가 한달여 만에 국내 외국계 담배시장 1위 자리를 말보로 브랜드를 지닌 PM코리아에 내줬다. 담배 가격은 신고제로 운영된다는 틈을 타 자사의 대표 브랜드인 던힐 담배 가격을 200원 올린 것이 화근이었다. 이후 한달여 만에 30%가량이나 판매량이 급감하는 타격을 입은 이 업체는 최근 던힐 가격 인상 이전 수준에 맞춘 신제품(럭키스트라이크)를 2,500원에 출시하는 고육책을 선택했다. 하지만 한번 되돌아선 고객의 마음을 다시 잡기는 힘든 법. BAT코리아는 아직도 시장 점유율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외국계 기업인 피죤도 급격한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로부터 역풍을 맞았다. 이 업체는 올 초 주요 섬유유연제품 공급 가격을 10% 올렸다. 주원료인 팜유의 국제시세가 전년 대비 36%가량 올랐다는 게 가격 인상의 이유였다. 그러나 업계 1위를 달리던 이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연초 35%대로 급락했고 당시 42%대의 점유율을 기록한 LG생활건강에 섬유유연제 시장 1등 자리를 빼앗기고 말았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라비츠로버츠(KKK)가 최대주주인 오비맥주도 주류 소비가 많은 연말을 앞두고 주력 맥주제품 출고가를 인상하려고 했다가 소비자 여론과 정부의 권고에 부딪혀 최근 꼬리를 내렸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외국계 기업 중에서는 기존 제품 가격을 올리는 데 눈치가 보이자 내년 초 일부 내용만 바꾼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슬쩍 구형 제품보다 가격을 올리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며 "자칫 소비자들로부터 꼼수라는 비난만 받고 매출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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