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은 1일(현지시각) TV 연설에서 오는 9월 열리는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카이로 시내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무바라크 대통령은 “최근의 상황과는 상관없이 나는 6선에 도전할 의도가 없었다”며 대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또한 그는 야권 인사의 대통령 선거 출마 규정을 완화하고 현재 6년으로 돼 있는 대통령 임기를 조정하는 등 개헌을 단행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그는 대선 전까지 남은 임기 동안 ‘평화적인 권력이양’ 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시위대의 ‘즉각 퇴진’ 요구에 대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망명설에 대해서도 자신은 지금껏 이집트를 지키고 이집트에서 살아왔다며 이집트에서 숨을 거둘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카이로 중심가 타흐리르 광장에서 대형 TV로 이 연설을 지켜보던 반정부 시위대는 대선 불출마와 개헌 약속으로는 충분치 않다며 다시 반정부 시위를 강행했다. 시위대는 무바라크 대통령에 대한 비난의 표시로 머리 위로 신발을 벗어 흔들며 “그가 떠날 때까지 우리도 떠나지 않는다”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