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금융투자 뉴 빅뱅] <2부> 글로벌 메이저리거를 향해 ③ 中華자금을 잡아라

커지는 위안화 시장… 자산관리 분야 등서 '내공 키우기' 총력<br>홍콩 진출 국내 증권사들 중국 금융시장 개방 대비<br>인력확충·사업제휴 잇따라<br>화교 돈 몰리는 싱가포르선 펀드 출시등 자금 유치 활발

삼성증권 홍콩법인 딜러들이 센트럴역 인근의 익스체인지스퀘어3 빌딩에 있는 법인 딜링룸에서 주식과 채권 거래를 하고 있다. 삼성증권 홍콩법인은 올해 주식, 채권과 투자은행(IB)은 물론 중국 자산가를 겨냥한 자산관리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홍콩=송영규기자



지난 2일 대우증권 홍콩 현지법인을 찾아가는 도중 홍콩섬 센트럴역 인근에 있는 국제파이낸스센터(IFC)몰 3층 휴게소에 잠시 들렀다. 건너편에 있는 주룽(九龍)반도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중국건설은행(CCB)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고 보니 주변에 중국 은행과 증권사가 눈에 많이 띄었다. 자오상(招商)증권, 둥팡(東方)증권 등등. 홍콩이라서 중국 은행과 증권사가 많은 것일까.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최근 위안화로 기업공개(IPO)를 하거나 채권을 발행하는 기업이 크게 늘어나자 이를 노리고 중국 증권사와 은행이 대거 홍콩으로 밀려오고 있는 것이었다. 김종선 대우증권 홍콩현지법인장은 "중국 금융기관의 자본이 늘어나고 해외 투자가 확대되면서 중국 은행과 증권사가 홍콩으로 많이 나오고 있다"며 "최근에는 아시아 최고의 갑부인 리카싱 청콩실업 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부동산 투자신탁펀드(리츠)를 위안화로 공개하기로 하면서 위안화 관련 비즈니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위안화 시장이 급속히 커지자 우리나라 증권사들도 관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준비에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은 최근 중국 기업, 또는 투자자들이 달러 외에 위안화로도 투자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이중통화시스템을 구축해놓은 상태다. 이경영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장은 "위안화 강세를 예상하고 많은 기업과 투자자들이 여기에 투자하고 있다"며 "홍콩에서 위안화로 상장하려고 하는 회사가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위안화 관련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 단지 이 이유뿐일까. 한국 증권사의 홍콩법인이 위안화 관련 사업을 강화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홍콩섬 센트럴 지하철역에서 북쪽으로 약 10분 정도 걸어 과거 홍콩 총독부를 내려다볼 수 있는 대신증권 홍콩법인 사무실로 갔다. 조주연 대신증권 홍콩법인장은 최근 우리나라 증권사의 홍콩 진출과 사업 강화의 이유를 홍콩과 중국 정부 간 체결한 '경제협력협정인 CEPA(Closer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에서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CEPA를 통해 현재 홍콩에 진출하는 제조 기업에 각종 혜택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중국 금융시장이 개방되면 홍콩에 진출한 증권사에도 혜택을 부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미래의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지금 홍콩에서 영역을 넓혀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우리나라 증권사의 홍콩법인이 보이고 있는 정책의 많은 비중이 중국 시장 개방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현지에서 만난 홍콩법인 관계자 중 상당수가 자산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현재 홍콩의 자산관리시장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휩쓸고 있지만 중국의 금융시장이 개방되면 오히려 우리나라가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범구 삼성증권 홍콩법인 부장은 "중국 금융시장은 투자자들의 성향이나 문화, 시장 단계까지 우리와 상당히 비슷하기 때문에 유리하다"며 "따라서 중국 시장과 관련해 앞으로 국내 증권사에 많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삼성증권 홍콩법인은 최근 국내에서 쌓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국의 자산관리 서비스에 진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고 대우증권 역시 자산관리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관련 라이선스(레벨 9) 신청 준비를 하고 있다. 미래에셋 역시 자산관리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중국, 또는 홍콩 증권사와의 협력관계도 강화되고 있다. 2007년 홍콩의 대표적인 부동산 개발업체인 선홍카이(新鴻基)의 자회사인 SHK자산운용과 함께 IPO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만들었던 대우증권 홍콩법인은 최근 딤섬펀드를 함께 운용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으며 대신증권도 중국의 자오상(招商)증권과 같이 협력관계를 맺고 IB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싱가포르 역시 동남아시아 경제권을 쥔 화교의 돈이 집중되면서 자산관리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동남아시아는 물론 스위스 자금까지 몰려오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러한 화교 자금을 잡기 위해 KTB투자증권 싱가포르법인은 최근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2억~3억달러 규모의 프라이빗에쿼티펀드(PEF)를 만들어 한국에 투자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원대로 KTB투자증권 싱가포르 법인 대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중 관련 사모펀드(PEF)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국내자금의 해외 투자, 해외자금의 국내 투자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양쪽 자본시장 연계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자산운용사도 조금씩 힘을 키워가고 있다. 싱가포르 래플스광장 인근에 있는 삼성허브건물 16층에서 만난 이찬석 삼성자산운용 싱가포르 법인장은 "궁극적으로 싱가포르 현지 자금을 모집해 운용하는 회사로 만들어갈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현재 시니어급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를 채용해 직접 인도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의 브랜드 파워와 지난 인도 펀드 운용경력을 토대로 이탈리아 유력 자산운용사의 인도 펀드 운용 아웃소싱 회사로 선정되기 위해 작업하고 있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싱가포르에서 헤지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손원준 트러스톤자산운용 이사도 "현재 운용하는 펀드를 중심으로 최대한 경륜을 쌓은 다음 아시아 자금을 받아 아시아에 투자하는 상품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취재 마지막 날 홍콩의 유명한 '스타의 거리'에서 홍콩섬의 야경을 지켜보았다. 레이저쇼와 함께 펼쳐진 황홀한 홍콩섬의 야경 속에서 '삼성(SAMSUNG)'과 'LG'라고 쓰인 전광판이 화려하게 빛나는 것을 보며 앞으로 이곳에서 우리나라 금융투자업체의 이름이 빛나는 건물을 보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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