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中企, 대기업 고강도 성토

"겉으론 상생…속으론 '너 죽고 나살기'식"<br>중앙회, 납품 불공정행위 중단 촉구 회견


中企, 대기업 고강도 성토 "겉으론 상생…속으론 '너 죽고 나살기'식"중앙회, 납품 불공정행위 중단 촉구 회견 한기석 기자 hanks@sed.co.kr “원재료인 합성수지 값이 얼마인지를 모르고 삽니다. 값은 다음달에 대기업이 통보해줍니다.” (석상신 전북합성수지조합 이사장) 중소기업중앙회는 31일 ‘대기업의 불공정행위 중단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 사례를 모아 백서로 발간하는 등 전에 없는 고강도로 대기업을 성토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그동안 피해를 받을까 두려워 말을 못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누군가는 희생을 해야 된다는 심정으로 입을 열기로 했다”며 대기업의 횡포에 대해 쌓인 얘기를 쏟아냈다. 이들이 전한 내용은 한마디로 겉만 상생이지 속은 ‘너 죽고 나 살기’식이었다. 석상신 전북합성수지조합 이사장이 전한 플라스틱 업계의 현실은 참담하다. 전국의 중소 플라스틱 제조기업은 7,800여개사로 이들은 원재료인 합성수지를 국내 6대 대기업으로부터 사들이고 있다. 이때 가격은 정해지지 않은 채 일단 구매부터 하며 구체적인 가격은 다음달에 대기업으로부터 통보된다. 한 대기업이 그달에 가장 가격이 높았을 때를 기준으로 가격을 매겨 통보하면 나머지 대기업들이 따라가는 식이다. “아이들이 붕어빵 한개를 먹을 때도 값을 먼저 알고 사는데 플라스틱 기업들은 전혀 모릅니다. 대기업에 불만을 얘기하면 전산 프로그램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석 이사장은 “합성수지를 생산하는 대기업들은 지난 2004년 이후 가격을 크게 인상하면서도 정작 플라스틱 기업들이 이를 원료로 만들어 납품하는 합성수지 포장재 가격은 전혀 올려주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인환 코리아일레콤 사장은 대기업이 공동 사업제안을 미끼로 중소기업의 사업권을 탈취한 사례라며 자신이 겪은 내용을 밝혔다. L사는 74년부터 국방부에 20㎜ 대공포 레이더 장비를 독점 납품하는 대기업이다. 코리아일레콤이 사거리를 대폭 늘린 발칸포 레이더 장비를 개발해 국방부로부터 국산 개발업체로 선정되자 공동사업을 제안했다. 코리아일레콤이 L사의 출혈경쟁을 우려해 공동사업을 수락하고 사업권을 포기하자 L사는 이때부터 계약서상의 사업지분율(코리아일레콤 35%)을 인정하지 않는 등 독자행보를 시작했다. 코리아일레콤은 8월 L사를 업무상 배임혐의로 사법기관에 고소하고 10월 공정거래위원회에 부당행위로 제소했으며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에 대해 L사의 한 관계자는 “방산업체라는 특수성 때문에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병문 중앙회 납품단가현실화특별위원회위원장은 “최근 청와대에서 열린 상생회의에서 대기업 총수들에게 따로 만날 것을 제안했지만 전혀 반응이 없었다”며 “오너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상생특별법도 아무 소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7/10/3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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