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구섬유업계 '원高비상'

수출회복세 보이다 주춤 채산성 악화 우려최근 들어 회복세를 보이던 대구ㆍ경북지역의 섬유산업이 원-달러 환율 급락(원화 가치상승)이라는 악재를 만나 찬물을 끼얹고 있다. IMF이후 줄곧 침체를 보이고 있던 지역 섬유업계는 올들어 수출 감소세가 둔화되는 등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고, 세계적으로 섬유 재고가 줄어들어 하반기부터 수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원- 달러 환율 급락으로 회복세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이에 따라 지역 섬유업계는 경기가 반짝 회복에 그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구ㆍ경북지역 섬유수출은 지난해 전년도 보다 14.6%의 감소세를 보이는 등 계속 침체를 보였지만 올들어 감소 폭은 급격히 줄고 있다. 지역 섬유수출은 지난 3월 2억300만 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감소했고 4월에는 2억1,200만 달러를 보여 5% 줄어드는데 그치는 등 완연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역 섬유업계는 올들어 수출 회복과 더불어 수출가격도 범용직물의 경우 야드당 0.97 달러에서 평균 1.2달러 수준으로 오르는 등 채산성도 개선돼 가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의 섬유재고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직물협동화사업단이 대구ㆍ경북지역 직물업체의 4월말 재고품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보다 41%나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지역 섬유업계는 장기간 침체에서 벗어나 회복 단계에 접어드는 시기에 원화강세로 바이어들의 발길이 머뭇거리고 있어 다시 침체에 빠져 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직물수출업체인 S사의 경우 올들어 미국 등 세계적인 경기 회복 조짐으로 올 상반기에 250만달러의 물량을 확보하는 등 오더가 이어지고 있지만 원화강세로 울상을 짓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수출단가를 원-달러 환율 1,300원을 기준으로 책정해 채산성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올들어 수출가를 이미 인상했기 때문에 더 이상 올리기는 힘든 실정이다"고 말했다. 지역 섬유업계는 1,250원대를 보이고 있는 환율이 1,200원 이하로 떨어질 경우 바이어의 발길은 중국 등 경쟁국으로 돌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지역 업계는 원화 강세가 계속될 경우 수출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지고 이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악화, 채산성 악화, 재고누적 등으로 이어져 지역 업계의 고질병인 '제살 깎아먹기' 덤핑수출 사태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 섬유는 장기간 계속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 불황의 터널을 빠져 나올 직전인데 원화강세로 다시 어려워지고 있다"며 "정부의 적절한 환율 방어대책 마련과 업계 스스로 환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일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