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제로금리 포기할 만큼 강해진 일본경제

일본은행이 지난 14일 제로금리정책을 해제하고 기준금리를 0.25% 인상하기로 한 것은 장기불황에서 탈출했다는 공식선언이나 다름없다. 일본은행이 정책금리를 부활시킨 것은 5년 4개월 만이다. 일본의 금리인상은 예상돼왔고 시장도 이에 대비해왔기 때문에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지만 엔화 대출의 추가 이자부담과 함께 엔高 달러 약세에 따른 원ㆍ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기업재무 악화 등이 우려된다. 일본의 제로금리정책 해제는 소비자물가가 상승곡선으로 전환하고 기업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 디플레이션 상태로 경제가 회귀할 가능성이 없다는 자신감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일본은행은 이에 앞서 지난 3월 자금을 시장에 무제한 공급하던 양적완화정책을 종결 시켰고 정부는 최근 향후 10년간 2% 이상의 실질성장을 달성한다는 ‘황금의 10년 계획’ 발표를 통해 이를 뒷받침 한 바 있다. 일본의 이 같은 행보가 아무리 예견됐던 일이라 하더라도 우리경제엔 민감한 사항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의 금리인상이 엔과 원화 값의 동반강세로 이어져 원ㆍ달러 환율이 추락해 수출 채산성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 지난 5년 동안 일본에서 저리 자금을 대출 받아 미국과 아시아 시장에 투자했던 수십조의 엔 케리 자금이 일본으로 환류함에 따른 충격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 국가에선 그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당장 시중은행에서 엔화를 빌려 쓴 기업 등은 추가 이자부담과 함께 환차손의 이중부담을 안게 됐다. 6월 말 현재 엔화대출 규모는 1조942억엔이나 된다. 이자가 2~3%로 낮다는 점에서 전문직 종사자까지 이를 빌려 부동산에 투자했다. 은행권이 지난달부터 엔화대출을 특별 관리한 것도 환 위험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었다. 초고유가 시대에 원ㆍ달러 환율 추락,엔 케리 자금의 환류 등 일본의 금리인상의 부정적인 측면이 상호작용을 하게 되면 상징성이 큰 이번 일본의 금리인상 후유증은 의외로 클 수도 있다. 경기회복의 뜻을 담고 있는 일본의 금리인상이 오히려 우리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유도하는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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