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을 이기자] 아이디어 경쟁 뜨겁다
"소비자 지갑을 열어라" 백화점 '1만원숍'등 초특가 행사…식품업계 장수제품 새단장 바람화장품은 브랜드 전문점 급부상…아이스크림 배달 쇼핑몰 등장도
백화점은 세일중
"겨울상품 미리 장만하세요"
백화점은 세일중
사은품에도 웰빙 바람
쿠폰마케팅 전성시대
화장품
'침체터널' 수출로 뚫는다
식품
틈새 유통망 뚫어라
위스키업계
맥주업계
국순당
아영주산
‘소매 시장은 아이디어 전쟁 중’
장기화된 내수 침체로 소매 경기가 위축된 요즈음 불황기를 타개하려는 각 업체들의 마케팅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불황기에도 팔리는 상품은 있는 법.
각 제조업체 및 유통업체들은 보다 민감하게 소비자의 동향을 읽고 한발 앞서 움직이며 불황 극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만들면 팔린다’ 식의 안일한 발상은 거듭되는 불황과 함께 시장에서 자취를 감춰가는 상태. 한 발 앞서야 성공한다는 각 업체간 아이디어 경쟁이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백화점, 더 이상 성역은 없다=소비 위축과 할인점의 공세에 맞서야 하는 백화점 업계에도 체질 변화가 진행 중이다. 상반기 중소 백화점들이 앞다투어 초저가 상품으로 고객 유입에 나선 데 이어 올 가을 시즌에는 이러한 움직임이 대형 백화점까지 옮겨왔다. 백화점이 고급 물건만을 취급하는 ‘콧대 높은’ 업체라는 건 이젠 옛말.
롯데백화점은 올 가을 세일기간 동안 영등포점 등 7개 점포에서 ‘1만원숍’을 운영한다. 23만개에 달하는 제품을 한 개당 1만원에 제공, 집객력을 높여 다른 물품 구매에까지 연결시킨다는 계산이다. 또한 현대백화점이 18만점에 달하는 ‘서프라이즈 상품전’을 준비하고 신세계도 ‘바겐특종상품전’을 확대하는 등 저가 판매 움직임은 주요 백화점 전체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가을 정기 세일을 진행중인 업체들의 마케팅 전쟁도 한층 가열되고 있다. 세일 초반부 때이른 추위가 닥치자 각 백화점들은 기획전 중 겨울상품 비중을 50%로 확대하는 등 소비자의 심리 변화와 부합하는 마케팅을 전개했다.
이밖에 각종 쿠폰도 여느 해 보다 다양하게 준비해 집객 효과를 노리고 있으며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외산 자동차 경품도 다시 등장했다. 판매 금액별 사은품에도 유행 중인 ‘웰빙’ 현상을 반영하는 물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제조업체, 틈새 시장을 노린다=소매품 제조업체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유통 시장 변화를 기민하게 반영한 업태가 새로이 등장하는가 하면 아이스크림 배달 서비스를 실시하는 쇼핑몰이 등장하는 등 신규 유통 경로를 개발하는 기발한 마케팅이 다각도로 전개되고 있다.
식품 업계에는 장수 식품의 새단장이 유행이다. 장수 식품은 맛과 선호도가 이미 검증된데다 고른 계층에 인지도가 상당하며 매출 역시 꾸준하기 마련. 업체들은 신상품에 집중하기 보다는 브랜드 파워를 지닌 이들 제품을 통해 고답적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소비 계층을 발굴해 낼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는 분위기다.
60년 역사의 연양갱의 경우 신세대를 대상으로 홍보 방향을 새로이 한 게 주효, 월평균 250% 가까운 매출 증대를 이뤄냈다. 바나나우유는 젊은 층에서 선호도가 높은 배우 김래원을 기용해 젊은 층의 소비를 이끌어냈고 삼양라면은 ‘추억의 맛’에 호소해 멀어져갔던 고객의 발걸음을 돌렸다.
군납이나 홈쇼핑 판매, 자판기 등 유통 틈새를 공략하는 방법도 업체들이 앞다투어 전개하는 분야다. 한 위스키 업체는 위스키를 주로 납품하는 업소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축구 대회를 개최, 친목을 도모하고 자사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올들어 아예 새로운 유통경로가 등장했다. 한때 전 화장품 유통 비중 중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던 거리 전문점 시장이 고객 취향 변화 및 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점유율이 20% 대로 급감하자 이를 타개키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브랜드 전문점이 급부상했다.
수십 가지의 제조사 상품을 한군데에 모아 파는 잡화상식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선진 시스템에 의한 고객 관리 등을 도입, 깔끔하고 청결한 분위기에서 몇 개 브랜드 제품만을 판매한다.
업계 1위 제조사인 태평양이 기존 업체 중 처음으로 브랜드 전문점 사업에 뛰어들었을 때만 해?수십 년 계속돼 온 기존 전문점 시장이 개혁될지 반신반의했으나 수개월 만에 2위 업체 LG생활건강 등이 가세하며 시장의 대안으로 자리잡게 됐다.
기존 대형 업체들의 변신을 촉발시킨 초저가 전문점들은 ‘값싸다’는 고정 관념을 깨고 전국 유수 백화점에 당당히 입점할 정도로 세 확장에 성공하기도 했다.
주류업계의 경우 위스키 시장은 여러가지 사정으로 매출이 40% 이상이 떨어져 마케팅은 기본이고 직접 피부에 와닺는 전략을 구사하는 등 정면돌파에 나서는 형국이고 맥주시장도 매출 회복을 위해 다각도로 마케팅 전략을 내놓고 있다.
▦불황기엔 아이디어가 대안=제아무리 불황이라도 히트 상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심리를 읽고 이를 제품으로 연결하는 기민한 마케팅이 가장 유효한 수단이라고 말한다.
1년여의 시장 분석을 통해 등장한 모 속옷 브랜드의 경우 사업 개시 8개월여 만에 매출 100억원을 달성, 업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반대로 업체간 과당 경쟁은 가장 큰 독소 중 하나라 할 만 하다.
업체 자체의 수익에도 도움이 안될 뿐더러 싼 상품에 익숙해?소비자들이 더욱 제값에 소비를 꺼리게 되는 현상을 낳기 때문이다. ‘100원 상품’ 등 미끼 제품이 한때 시장에 충격파를 던졌지만 더 이상 어느 누구도 이런 상품에 놀라지 않게 됐다는 게 그 한 예다.
특별기획팀 양정록 차장ㆍ이효영ㆍ신경립ㆍ김희원기자
입력시간 : 2004-10-07 1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