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진정한 자동차 강대국의 조건


운전을 하다 보면 여 유있게 양보하는 운전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운전자가 넘쳐나는 반면 상대방의 매너 없는 운전에는 얼굴을 붉히며 비난하기 바쁘다. 자동차 강국에 어울리지 않는, 개선이 시급한 자동차문화다. 필자는 업무상 독일에 자주 가는데 갈 때마다 그들의 자동차 사랑에 깊은 인상을 받고 돌아온다. 독일은 잘 알려진 세계적인 '자동차 강대국'이다. 하지만 독일을 자동차 강대국이라고 부르는 데는 비단 오랜 기간 발전해온 자동차산업 때문만은 아니다. 자동차산업과 함께 탄탄하게 다져온 '수준 높은 자동차문화'가 독일을 전세계적인 '자동차의 나라'로 만든 더 큰 이유다. '사람이 우선'이라는 배려가 잘 갖춰진 독일에서는 구급차나 소방차가 사이렌을 울릴 때 차들이 인도로 올라가면서까지 길을 만들어주고 시속 200km를 넘나드는 고속주행이 가능한 '아우토반'에서는 스피드를 즐기면서도 무리하게 추월하는 일 없이 차선을 엄격히 지킨다.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나날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과거 국산차는 외국의 토크쇼에서 싸구려 차의 대명사 역할을 했으나 이제는 누구도 품질에 있어서 비약적으로 발전을 이룬 한국차를 무시하지 못한다. 이 같은 눈부신 성장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진정한 자동차 강대국인가'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아마 가장 큰 이유는 자동차 5대 강국에 걸맞은 수준 높은 자동차문화가 정착되지 못해서 일 것이다. 주변 운전자들이 위협을 느낄 정도로 과속과 급정거를 하거나 방향 지시등도 켜지 않은 채 끼어들기를 일삼는 운전자들이 타인의 작은 실수에는 여러 번 클랙슨을 반복해 누르는 경우도 적잖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산업이 단기간에 유례없는 발전을 이뤘듯이 자동차문화 역시 이른 시일 내에 개선될 수 있다고 믿는다. 자동차 5대 강국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그에 걸맞은 자동차문화를 만들어나가는 일원이라는 책임감을 가진다면 자동차문화 역시 유례가 없는 혁신적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성숙된 선진 자동차문화는 자동차산업을 한 단계 개선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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