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중기 대출 반토막] 국책은행이 급한 불 끈다지만…

기업은행 대출금리 2%P 내리고<br>수출입·산업은행 대출 확대 불구<br>시중은행 공백 메우기엔 역부족

시중은행들의 대출 축소로 '공백'이 생긴 중소기업 대출은 국책은행들이 메우고 있다. 금융당국이 전면에 나서기 전에 1차적으로 시중은행의 대출 빈틈을 채워주고 있는 셈이다.

12일 금융당국과 금융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 5월 말 현재 98조4,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4,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말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최고 2.0%포인트 인하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연체대출금리도 5%포인트 인하하고 여신취급수수료 일부를 없애기도 했다.


수출입은행도 올해 초부터 5월 말까지 중소ㆍ중견기업에 8조4,000억원가량의 대출을 실시했다. 수은은 지난해 21조4,000억원이었던 중소ㆍ중견기업 대출을 올해 22조5,000억원까지 늘릴 방침이다. 수은의 중소ㆍ중견기업 대출 비중은 총 대출의 50%에 달한다.

산업은행도 올해 5월 말까지 4조원을 대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조7,000억원보다 다소 늘어난 수치다. 산은은 향후 KDB다이렉트 파이어니어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KDB다이렉트에 들어온 예수금 전액을 내수산업 육성과 영세기업 지원 등에 사용하는 것이다.


우선 내수산업 육성에 1조원을 지원한다. 주요 지원 대상으로는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선정한 전통산업, 4대강 수변사업, 산업단지 재생 등이다. 창업 초기나 지방소재 소기업, 청년벤처기업 등에는 총 8,000억원을 지원한다. 청년ㆍ퇴직 창업자 등 소상공인에게는 2,000억원을 배정했다. 신용보증기금ㆍ기술신용보증기금ㆍ신용보증재단 등의 보증 지원을 받아 매월 1,600억원 정도씩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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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정도로는 시중은행이 만든 구멍을 메우기에 역부족이다. 위기가 깊어지면 펑크는 더욱 커질 것이다.

금융당국도 이런 흐름을 감지하고 있다. 비상 대응책을 만들고 있다.

태국을 방문 중인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일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기업과 달리 실물 부문 악화로 가장 큰 어려움이 예상되는 중소기업 지원에 행정력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 부문은 위기가 사전적으로 나타나지만 실물은 시간을 두고 나타나기 마련"이라며 "지금 당장 뭘 한다는 것보다 중기에 대해 각 분야별로 골고루 분석해 거기에 상응하는 대책을 준비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이에 따라 은행의 중기대출에 대한 일괄 만기 연장을 내심 생각하고 있다. 여기에 신용보증기관을 동원해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연장, 보증확대, P-CBO 발행 등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 서울경제신문과의 지난달 인터뷰에서도 P-CBO 확대 방안을 포함한 대책 마련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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