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오이밭에서 신발 고쳐신지 말라

[기자의 눈] 오이밭에서 신발 고쳐신지 말라 뉴미디어부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 "자기들끼리 내정한 사람을 방통위원에 앉히기 위해서는 '방송ㆍ통신업 종사자 제외' 조항이 적용되면 안됐던 거예요."(국회 방통특위 관계자) 기자가 최근 대법원인터넷등기소(www.iros.go.kr)의 법인등기열람 서비스를 통해 확인한 결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정보기술(IT) 업체인 몬덱스네트웍의 등기이사로 올라 있었다. 방통위 설치법 제10조 1항은 '방송ㆍ통신 관련 사업에 종사하거나 임명 전 3년 이내에 종사하였던 자'는 위원이 될 수 없다고 못박고 있다. 최 후보자는 이 회사 주식 3,000주를 가지고 있고 지금도 등기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 같은 걱정을 아예 할 필요가 없었다. 방통위 설치법 부칙 9조에는 최초 위원에 한해서는 10조를 적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최초 위원의 경우 선임에 대한 이들의 준비 기간이 부족하고 실질적으로 관련 사업의 범위를 어떻게 정하느냐는 문제가 있다. 당시 법 제정에 관여했던 한 의원은 "관련사업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려면 위원 선임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했다. 하지만 방송계에서 보는 시각은 곱지 않다. 우선 법 통과 직후에 통신 관련 사업은 기간통신사업자에 한한다는 시행령이 나왔다. 때문에 방통위원장을 포함, 앞으로 내정해야 할 방통위원들이 '최초는 예외'와 '일부 통신사업자만 적용'이라는 조건 없이는 방통위원에 내정될 수 없어 일부 국회 방통위원들이 이 같은 조항을 넣었다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최 후보자의 경우를 보면 완전히 허언은 아닌 듯하다. 몬덱스네트웍도 기간통신사업자는 아니지만 방통위원장으로서의 업무 수행시 이해가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이 오는 17일 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추가 검증이 이뤄지겠지만 최 후보자는 정치적 독립성, 부동산 투기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방송계의 강력한 반발을 무시하고 방통위원장을 할 것이냐, 아니면 지금이라도 깨끗하게 용퇴할 것이냐는 최 후보자의 손에 달렸다. 최 후보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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