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생동감 넘치는CG 구현 우리 독자기술로 일궜죠

■ 3D 영화 '미스터고' 감독 김용화<br>처음엔 무모하다 했지만 실사 같다는 호평에 뿌듯<br>7월 한국·중국 동시 개봉 할리우드에도 도전하고파


7~8월은 영화 시장에서 일년 중 가장 격동적인 계절이다. 아이들에게는 여름방학, 어른들에게는 여름 휴가가 겹치는 특수 시장을 잡기 위해 국내외에서 만들어진 대작들이 한판 스크린 격돌을 벌이기 때문이다.

오는 7월 17일 개봉하는 3D 영화 '미스터 고'는 올 여름 시즌 스크린 격돌의 주인공이라는의미 뿐만 아니라 올해 전체적으로 국내 영화계 최고의 화제작이다. 순제작비만 225억원이 들어간 대작인데다 국내 CG(컴퓨터그래픽) 영화제작 기술의 현주소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분석이다. 영화는 만화가 허영만의 '제7구단'을 원작으로 야구공을 던지고 야구 방망이를 휘두르는 고릴라 이야기를 3D 컴퓨터그래픽으로 촬영한 것이다. 실사(實寫)와 첨단 컴퓨터 기술이 접목돼 있다.


지난 2010년부터 꼬박 4년간 '미스터고' 제작에 매달려온 김용화(사진) 감독은 최근 기자를 만나 "작업을 하다가도 너무 힘들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영화를 접어야 되는 것 아니냐는 회의가 들기도 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 영화계가 가진 실력들을 한번 제대로 보여주자는 오기로 버텼다"고 말했다.

"고릴라 캐릭터가 등장하는 장면을 다양하게 구현하는데 할리우드의 경우 1억 달러(약1,000억원) 정도가 들어가는데 우리는 예산 자체가 너무 빠듯했어요. 전세계에서 전문가들을 물색했지만 그 정도 예산으로 우리가 원하는 화질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고 했고 결국 우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손대야 했던 영화입니다."

그래서 그는 더욱 자긍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런 열정이 통했을까. 언론에 일부 공개된 '미스터 고'는 고릴라 특유의 근육과 털, 실사와 결합 등이 생생하고 섬세하다는 호평을 듣고 있다. 김 감독은 "그래픽 밀도가 높아져 데이터는 무거워졌지만 사실감은 더 살아났다"고 만족감을 나타낸다.


그는 "관객이 영화에 들어간 첨단기술들에 이질감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게 바로 고급기술"이라며 "'미스터고'의 경우 '드라마 속에 녹아 들어간 CG'구현을 목표로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대목에서 "우리 제작진들이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며 스태프에 대한 미안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처음 8명으로 시작했던 CG제작진은 현재 180명 규모로 커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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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시각효과(VFX)전문 스튜디오인 '덱스터 디지털'라는 회사까지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그는 "왜 우리가 그 동안 시장을 한정시켜놓고 일해 왔는가 하는 자성도 하고 있다"며 "기술이 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영화가 기술을 이끌어 내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덱스터 디지털'을 통해 '미스터고'에 쏟아 부었던 4년이라는 시간이 공(空)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시장도 작은데 무모한 일을 하고 있다는 손가락질도 받았지만 지금은 우리만의 독자 기술로 수출까지도 가능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중국에서 500만 달러를 투자 받은 이 영화는 국내 개봉과 동시에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에서도 개봉한다. '미녀는 괴로워'(2006년) '국가대표'(2010년) 등 히트작을 배출하면서 실력을 이미 검증 받은 김 감독은 이번 영화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한다. "아시아에서 통하면 할리우드에서도 제안이 오지 않겠습니까.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구기는 일은 없을 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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