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욕적인 육성정책에도 불구하고 인터넷TV(IPTV)가 좀처럼 성장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실시간 IPTV의 경우 본격 서비스를 시작한 지 4개월이 넘도록 가입자가 고작 20만명선에 그치고 있다. 경기침체 속에 콘텐츠 부재라는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에서는 벌써부터 IPTV 가입자 목표를 하향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와 LG데이콤, SK브로드밴드 등 3사가 지난달까지 모집한 실시간 IPTV 누적 가입자수는 약 21만명여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17일 KT가 처음으로 실시간 IPTV 서비스에 나선 이후 3개사의 월 평균 가입자수가 5만명이 채 안되는 셈이다. 업체별로는 KT가 15만명으로 가장 많고 LG데이콤이 5만명, SK브로드밴드는 1만9,000명에 불과하다. 이런 추세로 갈 경우 올 연말까지 실시간 IPTV 가입자 200만명 이상 확보라는 정부의 목표는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문형 비디오(VOD)까지 포함한 전체 IPTV시장을 보면 상황이 더 안 좋다. 실시간과 VOD를 포함한 전체 IPTV 가입자수는 지난달 현재 약 156만명으로, 지난해 9월(160만명)보다 되레 줄었다. 특히 SK브로드밴드는 가입자가 2월에 비해 약 1만명 가량 줄었고, KT는 역시 2월과 비슷한 69만~70만명 수준에 머물렀다. 유일하게 LG데이콤만 11만2,000명으로, 2만명 가량 증가했다. 이처럼 IPTV업체들이 가입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자 일부 업체에서는 당초 세웠던 가입자 목표를 하향 조정해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상태에서 가입자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이라며 “우리만 해도 당초 목표보다 20만명 이상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IPTV 가입자수가 이처럼 정체 또는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콘텐츠 부족에 따른 수요 감소 때문으로 풀이된다. IPTV가 케이블TV에 비해 우수한 콘텐츠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요금 역시 차별화하지 못하면서 상황이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가 최근 해지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IPTV 해지의 가장 큰 원인이 ‘볼만한 콘텐츠가 없다’고 답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불황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진 것도 성장정체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신업계에서 불황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상품을 꼽으라면 IPTV”라며 “이러한 요인이 시장 진입에 더욱 장애요인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