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새 5천원권의 발행 계획에 따라 곧 퇴장할 현행 5천원권의 신권 수요가 늘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신권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와 함께 수집가들이 기존 5천원권의발행중단에 따른 희소성 프리미엄을 노리고 100장단위 묶음 등을 매집하는 등 대거물량확보에 나선 것이 주요인인 것으로 한국은행은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사라질 5천원권 신권의 투자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섣불리 결론을 내리기는 곤란하지만 한은과 화폐수집상 등의 의견을 종합하면 비관론이 좀 우세한 편이다.
지폐 가운데 지난 1993년 발행 중단된 500원권 지폐의 경우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채 보존상태가 완벽한 지폐가 현재 인터넷 경매사이트에서 1장당 2천500-3천원정도에 거래되는 등 액면가의 5배 정도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93년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0%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투자이익이 발생한 셈이다.
이 정도의 프리미엄이 발생한다면 내년 이후 사라질 5천원 신권에 대한 투자도 해볼만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93년과는 판이하다는 것이 수집상들의 지적이다.
일단 물량면에서 5천원 신권 공급 여력이 1천억원 수준에 달하고 있고 프리미엄을 노린 소장 수요자도 과거에 비해 훨씬 많기 때문에 5천원 신권의 희소성 프리미엄이 그렇게 높지 않을 것이라고 한은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은은 현재 3천억원 정도 물량의 5천원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추석과 연말까지 시중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신권 물량만 1천억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권이 모두 소장용으로 흡수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신권 재고 물량이 1천억원에 가깝다는 사실은 프리미엄을 노린 소장가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한은은 특히 앞으로 5천원권의 수요가 급증, 시중에 품귀 현상이 빚어지는 등화폐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5천원권 신권을 추가로 인쇄해 시중에 공급한다는입장이다.
한은의 김두경 발권국장은 "시중에 5천원권 유통 물량(발행잔량)이 평소 1억8천만장 수준이었으나 최근 5천원권 위조지폐 유통 사례가 빈발하면서 5천원권 이용이줄어 발행잔량이 평소보다 줄어든 상태"라면서 "만일 가수요 등으로 5천원권의 이상품귀 현상이 발생해 화폐수급에 문제가 생긴다면 추가로 인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또 내년 상반기중 새 5천원권이 도입된 후 새 은행권에 대한 호기심으로수요가 급증, 상거래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에는 구권 5천원권을 병행 공급할 계획이다.
수집용화폐 취급 전문업체인 화동양행 관계자는 "한은이 현시점에서 5천원 신권발행을 완전히 중단하지 않고 공급을 계속한다면 소장용으로써 5천원권의 희소성 프리미엄은 낮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