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고 급증… 연말 체감경기 급랭(국내경제)

◎금리­매출부진·법인세 납부 등 겹쳐 소폭 오를듯○재고 추이와 연말경기 국내 제조업의 재고가 급증하고 있다. 95년말부터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내던 재고가 96년 6월부터 20% 내외의 높은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재고 증가율은 90년 이래 최고로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높은 재고 증가율에 의해 재고와 출하의 비율인 재고율 지수가 크게 상승하여 96년 9월 현재 11월이후 가장 높은 1백16.5를 기록하고 있다. 재고 수준이 경기 상황에 따라 변동하는 것은 제품이 판매되는 시점의 시장 상황에 따라 기업들이 생산 조정을 하기 때문이다. 경기 수축기에는 호황시 생산된 물품이 수출과 국내 수요로 이어지지 못하여 재고가 급증한다. 이어 일정기간의 생산 둔화를 수반하는 재고 조정 국면을 거치게 되면 재고가 소진하게 되어 생산은 다시 활기를 띠게 된다. 이러한 재고와 경기의 상관관계를 감안하면 현재의 높은 재고 증가세는 경기순환 측면에서 볼때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한편으로는 단기적인 측면에서 과다한 재고로 인해 경기 침체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부정적 측면이 있다. 따라서 연말 국내경기는 재고 처분의 성격을 띨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생산 활동이 둔화되어 체감경기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중장기적 측면에서는 이제 본격적인 재고 조정이 이루어져 경기 회복의 가능성이 커진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과거 국내 재고는 20% 수준의 증가율에서 정점을 형성해 왔다. 그리고 재고가 정점을 형성한 이후 경기가 회복국면으로 전환하기까지는 대략 8∼9개월의 재고 조정기간이 이어졌다. 따라서 현재의 재고 증가세가 최고점이라 간주하고 평균 8∼9개월 동안의 재고 조정기를 감안할 경우에 국내 경기는 97년 하반기부터 점차 회복기미가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최근의 재고 추이는 산업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1차 금속, 반도체·전자제품, 자동차 업종과 같은 산업은 9월에 각각 74.6%, 1백12.7%, 43.1%의 높은 재고 증가율을 기록하였다. 그러나 화학, 기계장비, 섬유 등의 업종들은 각각 마이너스0.4%, 3.4%, 마이너스 1.5%의 낮은 수준을 보였다. 따라서 이미 상당부분 재고조정을 이룬 화학, 기계장비, 섬유 업종들의 연말 경기는 상대적으로 호전될 것이 예상된다. 그러나 국내주요 산업인 반도체·전자, 자동차 등은 상당기간 재고조정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리동향과 전망 지난주 국내 시중 금리는 상승세를 유지하였다. 기업들의 월말 자금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한데다가 지준일(22일)을 앞둔 은행들의 자금 확보 노력으로 단기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이밖에도 12월 채권발행 물량부담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장기 금리 상승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이번주 국내 시중 금리는 보합 내지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침체에 따른 매출 부진으로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데다가 월말로 예정된 특별 소비세, 법인세, 소득세 등의 세금 납부가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채권 수급 상황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공급 측면에서는 카드채, 리스채 등 특수채의 발행 물량이 많다. 그리고 그동안 채권 금리의 하락을 기대하고 장기간 채권을 보유해 온 금융 기관이 금리 불안 심리에 따라 추가적인 채권 매수를 줄여나갈 것으로 보여 채권 수요도 확대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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