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1일 일본 동북지방의 9.0규모 대지진으로 약 2만5,000여명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했다. 후쿠시마 원전폭발로 방사능 수치 또한 정상이 아니다. 세슘이 함유된 소고기와 야채류 등으로 먹을거리도 안전하지 않다. 피해지역은 여전히 기초적인 복구조차 되지 않아 악취와 벌레 등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개인주의가 강한 일본사람들에게 이상한(?) 붐이 일고 있다. 바로 피해지역으로의 자원봉사 여행이다. 주말이나 휴가 때면 안전하고 쾌적한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피해지역으로 봉사활동을 떠나는 것이다. 그들의 생각은 이렇다. 대지진 피해지역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피해복구뿐만 아니라 지역경제도 활성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이들은 자비로 피해지역에 가서 아무것도 없고 냄새만 나는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고 자원봉사를 하며 휴가를 보낸다. 일본 정부는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고속도로 통행료를 거리와 상관없이 모두 1,000엔만 받고 있다. 기업들도 자원봉사 유급휴가 제도를 확대해 피해지역 복구 작업에 적극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00여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정부공식 통계에서만 74명의 인명피해와 1,6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비공식 집계에서는 3,000여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한다.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수해지역에서 복구 작업을 돕고 있다. 여야 정치인들과 기업들도 수해복구 참여에 열정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자원봉사 참여율은 19%로 영국 59%, 미국 50%, 일본 30%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선진국의 자원봉사 시스템은 국가의 절대적 지원 속에 발전하고 있다. 영국이나 미국은 유급 자원봉사자 제도를 갖고 있고 일본은 자원봉사 유급휴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국가차원의 자원봉사 지원제도가 취약하다. 정부의 적극적 지원 없이는 자원봉사가 활성화되기 힘들다. 이제 정부가 노력할 때다. 선진국의 자원봉사 활동을 부러워하지만 말고 법과 시스템을 갖추고 지원자를 끌어내는데 노력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