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미 정상회담] "정치·군사적 결속, 경제로 이어질지…"

■ 외신반응<br>북핵문제등 협력관계 재확인<br>亞 순방중 가장 따뜻한 환대<br>한미FTA 비준엔 논쟁 여지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어린이 환영단의 환호를 받고 활짝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서울의 체감기온은 영하권이었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 4개국 중 가장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 그러나 정치ㆍ군사 문제에서 보여준 일치된 모습이 경제 분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방문과 관련해 19일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주요 소식으로 전하며 협상의 양대 이슈인 한미 자유무역협상(FTA)과 북핵 문제에 대해 상세한 보도를 쏟아냈다. 주요 외신들은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만남에 대해 "한미 양 정상은 모두 이번 만남을 통해 양국 동맹 관계의 돈독함을 보여줬다"면서도 "경제 분야 합의를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남아 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 대통령이 연도에 늘어선 서울 시민들에게 따뜻한 박수를 받았으며 청와대에서 열린 환영행사에서는 "아시아 순방일정 중 가장 볼만한 행사"라 평하며 군인들의 복장 등에 관심을 나타냈다고 화기애애한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BBC는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이 보수적인 한국정권과 미국 민주당 정권 사이의 '가깝고 따뜻한' 동맹관계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는 일본과 중국에서 미국이 부딪친 곤혹스러운 행보와는 차이가 있어 주목 받고 있다고 외신들은 논평했다. NYT는 "보수적인 성향의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파트너로서의 신뢰 관계를 강조하는 성과를 낸 회담"이라고 강조한 뒤 "서울에서는 지난해 쇠고기 파동 이후 반미 감정이 높아져 있어 미국에 대한 전폭적 신뢰가 정치적 입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서울 분위기를 언급했다. 이어 외신들은 양국 정상이 이번 협상을 통해 북핵 대응 문제와 관련, 일치된 생각을 갖고 있음을 드러냈다고 평했다. NYT는 "한국 지도층들은 미 행정부가 한국 측의 참여 없이는 북한 문제에 있어 외교적인 돌파구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갖게 되길 원하고 있다"며 이 대통령이 제안한 '그랜드 바겐'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지지의사를 표명한 점 등을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이 오는 12월8일 시작된다고 최초로 언급하며 양국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확언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도 북핵 문제와 관련된 양 정상의 합의 내용을 상세히 보도하며 한국이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이전에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문제를 결정, 협상 과정에서의 잠재적 불씨를 없앴다고 논평했다. 그러나 2년째 미 의회에서 계류 중인 한미 FTA 비준에 관해서는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살아 있다는 게 외신들의 지적이다.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오바마 행정부의 입지를 고려할 때 국내 여론을 무마하면서 빠른 타결에 도달하기에는 무리수가 있다는 것이다. AP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한국 고위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긍정적인 회담 결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워싱턴으로부터 향후 세부적인 진행과정에 관한 공식적인 제안을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AP는 전일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협의(deal)가 내년 초에 이루어질지 내년 말이 될 수 있을지 알지 못한다"고 말한 점을 보도하며 이는 양국의 합의가 빠른 속도를 낼 것 같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대통령의 (협상) 최대 이슈가 '한미 FTA'"라고 보도하며 이는 미국 입장에서도 지난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최대 규모의 FTA이며 한국 측으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양자 간 협정이라고 소개했다. 또 협상이 비준되면 연간 800억달러 수준인 양국의 교역 규모를 추가로 200억달러 이상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자동차가 문제가 된다면 다시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점도 전했으나 여전히 FTA 재협상 수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나 한미 정상회담이 이미 세차례나 이어져 온 만큼 FTA 문제에 관해 진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국 내에서 실망스러운 분위기가 고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외신들은 토머스 도너휴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주 열린 싱가포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이 내년 중반까지는 유럽연합(EU)과 체결한 FTA를 비준하게 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미국이 불리해질 수도 있다"는 발언을 이 대통령으로부터 들었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으로 달라진 미국의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NYT는 "양국이 같은 침대 안에 있지만 다른 꿈을 꾸고 있다"는 일본 전직 외교관의 발언을 인용하며 '뻣뻣한' 일본과 세계 수위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마주한 미국의 곤혹스러운 심경을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직전 '워싱턴-베이징, 서울에 구애경쟁'이라는 기사를 통해 한국 내에서도 유일한 거대 동맹국이었던 미국 대신 중국의 존재감이 커지는 추세라고 평했다. 신문은 기사를 통해 "한미관계는 정치군사적으로는 여전히 굳건한 동맹관계이지만 FTA 문제로 경제관계는 밝지 않다"고 전하며 "한중 관계도 정치적으로는 불안정한 상태이지만 미국의 절대적인 입지에 변화가 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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