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신용카드/시장현황과 전망] 이용액 폭증… 업체들 유치경쟁 격화

정부가 공평과세 차원에서 신용카드 사용의 활성화를 위한 각종 제도적 조치를 잇따라 도입하는 한편 카드사들이 치열한 고객확보 경쟁을 펼치면서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브랜드에 상관없이 어떤 신용카드로도 결제할 수 있는 가맹점 공동이용제를 실시한데 이어 신용카드 이용금액에 대해서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신용카드 사용자를 대상으로 주택복권 등과 같이 추첨을 통해 최고 1억원의 복금을 주는 신용카드 영수증 복권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같은 제도적 뒷받침으로 유례없는 성장의 기회를 맞은 신용카드사들이 앞다퉈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 특화된 신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남·녀 전용카드가 나왔으며 한장의 카드로 버스와 지하철을 탈 수 있는 교통카드와 기업간 구매대금을 어음 대신 결제할 수 있어 상거래 관행의 변화를 몰고 올 구매전용카드도 등장했다. 그동안 신용카드를 발급할 수 없었던 실직자·주부·대학생 등이 예금잔액 범위에서 신용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는 체크카드가 출시됐으며 의사·변호사·회계사 등 최상위계층을 겨냥한 플래티늄카드도 개발됐다. 게다가 신분증·전자화폐 등 다기능에 위·변조 방지 등 뛰어난 보안장치를 갖춘 IC칩카드가 소개돼 기존 마그네틱카드를 대체해나가고 있다. 신규고객을 붙잡기 위한 차별된 서비스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현금서비스 이용한도가 최고 1,000만원으로 확대되고 전화 한 통화만으로도 신속하고 간편하게 대출받을 수 있는 서비스까지 나왔다. 이용금액의 일정비율을 점수로 적립해 사은품을 증정하거나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포인트서비스가 대폭 강화되고 제휴업체가 점차 증가하면서 각종 할부기능도 많이 추가됐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 이용금액이 최근 크게 늘고 있다. 현재 4,300여만명에 이르는 국내 신용카드 회원의 지난 한 해 동안 이용금액은 80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좋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카드사에 닥칠 시련은 만만찮다. 우선 가맹점 수수료 인하압력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달 백화점 빅3와 비씨카드사가 수수료문제를 놓고 한바탕 힘겨루기를 벌였다. 결국 비씨카드가 232개 가맹점 업종에 대해 종전 수수료율의 최고 16%를 내리기로 했지만 카드이용이 많아지면 가맹점 업종별로 수수료 인하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보여 여전히 수수료 분쟁의 불씨는 남아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펼쳐질 카드사간 경쟁도 또 하나의 시련. 카드사들은 올해 고객으로부터 자사카드를 메인카드로 선택받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가맹점 공동이용제 시행과 포인트제 보편화 등은 여러 장의 카드보다는 특정카드 한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보다 유리하고 실속 있다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메인카드 경쟁은 카드사간 출혈경쟁으로 전개될 게 뻔 해 대체 수익기반 확보에 부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현대·SK 등 신규업체들의 카드시장 진출도 경쟁을 격화시키는 요인이 돼 카드사들에 부담을 주기는 마찬가지. 올해 상반기중 카드시장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들 신규참여 업체들은 가공할 폭발력을 가지고 있어 카드시장의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참여업체들은 21세기 유망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유통(롯데)·자동차(현대)·통신(SK) 등의 분야에서 각각 탄탄한 회원기반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본격화될 회전결제(리볼빙크레디트) 시스템 도입도 카드사들로선 고민거리다. 미국 등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회전결제 시스템은 회원이 카드 이용금액의 일부만 결제하고 나머지는 이자와 함께 분할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회원에게 유익한 제도이다. 카드사 입장에서도 이 시스템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력을 계기로 수익원을 다양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고율의 회전결제 이자를 회원들에게 물려야 하기 때문에 회원들의 반발 또한 강력하게 제기돼 카드사들을 곤혹스럽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쨌든 신용카드시장의 파이를 키워서 윈-윈(WIN-WIN)게임을 하든가, 아니면 한정된 시장에서 제로-섬(ZERO-SUM)게임을 하는가는 신용카드사들이 올해 풀어가야 할 몫이다. 구동본기자DB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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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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