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용창출과 한국경제/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특별기고)

◎규제완화 통해 업계 사기 진작시켜야/경력은 큰자산… 구조조정 감원 신중히금년 들어 한보와 기아사태 등 업계의 불안정과 금융시장의 마비로 고용이 불안정한데 더해 각 기업의 소위 명예퇴직제와 구조조정바람이 마치 중동의 모래폭풍같이 휘몰아쳤습니다. 더욱이 대선을 앞두고 정계가 제 구실을 못하고 휘청거리는 난맥상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경제의 앞날을 내다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행방을 도저히 가름하기 힘든 실정입니다. 따라서 소위 명예퇴직이니, 구조조정이니 하는 명분 아래 뭉텅이로 쏟아져 나오는 실업 군상을 우리 사회는 받아들여야 하고,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이들 무더기로 쏟아지는 실업자를 받아들이고 소화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그러면 이와같이 답답한 상황에서 해결책은 과연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정부는 규제를 최대한 완화하고 기업들은 앞날을 멀리 내다보며 미래사업의 틀을 잡아나가면서 보다 사업을 더 많이 더 크게 일으켜 우리 국민 모두에게 평생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입니다. 특히 현재와 같이 정치가 혼란하고, 경제가 취약, 사회도덕이 그 형태도 없어질 정도로 흩어지면서 국민 개개인의 굽힐 줄 모르던 패기와 용기는 온데 간데 없고 도대체 우리가 현재 어떤 위치에 와 있고 또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지 깨닫지도 못하고 어리둥절해 있는 셈입니다. 그렇습니다. 제3국인들이나 우리 우방국인들이 우리를 볼 때 우리 모양은 도대체 어떠한 모습일지 궁금합니다. 우리 정부와 우리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고용창출에 힘써야 합니다. 정부는 국민들이 바라는 바와 같이 규제를 시원하게 완화, 기업들이 자유롭게 사업을 발상해 누구나 하고 싶은 사업을 마음껏 전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민 개개인이 소원하는 직장을 얼마든지 찾아서 평생 일자리에서 걱정없이 국가·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평생일자리 늘려야 인력은 경제와 정치·사회·문화 각 부문에서 가치창조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실업자가 많으면 많을 수록 그만큼 국가의 정치·경제·사회·문화 각 부문의 발전과 성장이 둔화되게 마련입니다. 현재 세계 각국은 국가산업을 힘써 장려하고 외국인투자를 적극 유도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세계 각국은 소위 외국자본유치에 있어서 국가 원수에서부터 말단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각 사회단체와 명사들까지 총동원해서 외국경제인들을 유치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영국같은 나라는 엘리자베스여왕까지 나서서 외국기업인들을 상대, 영국의 고용증대에 솔선수범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그렇게 남달리 외자유치활동을 하고 있어 유럽에서 실업률이 가장 낮은 나라라고 합니다. ○영선 여왕까지 나서 한가지 실례를 들면 저희 한나는 영국 웨일스주에 건설중장비공장을 건설했습니다. 이 공장의 총투자비는 1천9백만파운드인데 영국정부 그란트 머니가 1천30만파운드로서 총투자액의 54.2%에다 과세유예 5년과 영국인공장작업자들을 한국에서 훈련시키는 여비와 모든 비용까지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본인이 지난 95년 6월께 영국 웨일스에 갔을 때 일입니다.그 때 마침 여왕이 남편 에딘버리공과 같이 요트 브리타니아호를 타고 런던에서 웨일스까지 와서 요트선상에서 웨일스지방유지들을 위해 선상 리셉션을 개최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본인도 웨일스주 투자청의 알선으로 그 자리에 초청됐습니다. 그런데 웨일스주 투자청에서 본인을 어떻게 여왕께 소개했는지 모르겠으나 웨일스주에 투자하는 한국의 한라그룹 정회장이라고 보고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많은 참석자들중에서 본인을 누구보다도 먼저 만나주는 것이었습니다. 본인은 어리둥절하고 송구스러운 심정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영국은 여왕까지 나서서 국가의 고용증대에 열을 올리는 것이었습다. 그날 여왕의 『Hope you enjoy stay in England』라는 한마디는 참으로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우리 한나의 웨일스 중장비공장은 그들 영국인의 표현처럼 원더풀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영국인 작업자들이 「Quality Workmanship」을 발휘하고 웨일스 정부와 웨일스 사회의 극진한 협조로 생산도 잘 되고 현지에서 근무중인 한라의 몇몇 간부들도 현지생활을 너무나 즐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부선 수수방관 그래서 웨일스 공장에서 생산하는 굴착기, 휠로더, 포크리프트, 트럭 등도 판매가 순조로워서 금년도에 거의 2천대까지 판매될 전망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현재 우리나라는 매일매일 쏟아져 나와서 수없이 쌓이고 있는 실업자 대책, 즉 고용증대를 위해 어떠한 자세로 또는 어떠한 해결방법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고 싶습니다. 현재 우리 정부는 규제를 풀어서 기업계의 사기를 진작한다든가 또는 외국자본을 유도하기 위해 어떠한 인센티브 방책을 수립한다든가 하는 노력도 없이 다만 현실을 그대로 수수방관만 하고 있을 뿐입니다. 여기서 한가지 거론하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어느 나라 공무원들보다도 오만하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외국사업가들에 대해서 더욱 오만하고 외교적이지 못합니다. 대개 오만함의 유형도 가지가지가 있겠으나 한가지 예로 들 수 있는 흔한 유형은 방문 상대방의 입장은 아랑곳없이 인간관계의 기본예의도 갖추지 않고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자세와 환영하는 자세를 보이려고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의 의사를 그때그때 표현하지 않고 어디까지나 상대방을 얕잡아 보려는 오만함으로 상대방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앞에서 예를 든 것과 같이 상대방인 외국인투자가가 우리 나라의 공무원을 찾았을 경우라면 그 외국인투자가는 나쁜 대한감정을 갖고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한국에 투자하고 싶은 기분이 생길리 만무합니다. 이것은 지난 과거에는 간혹 이러한 사례가 있었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현재에는 국제화와 세계화 추세로 우리 공무원들이 많이 달라져 언동이 부드러워지고 외교적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기잠재력 무한 최근들어 우리나라 기업들은 구조조정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사실은 유럽과 미국등 선진국 기업들은 벌써 20여년전 구조조정을 끝내고 산뜻하고 가벼운 몸매자세로 변천무쌍하고 시각을 다투어 달라지는 사업환경에 대비, 특히 다가오는 21세기에 도전하기 위해서 번거로운 구조조정의 일대홍역을 치렀던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기업들도 이제 뒤늦게나마 구조조정을 시행하고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뒤처지지(Stay Behind)않고, 세계적인 추세에 편승해 변화하는 사업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 나서게 된 것입니다. 구조조정을 착수할 때면 대개 누구나 우선적으로 과다한 인원감축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인원감축은 참으로 신중히 해야된다고 봅니다. 임직원을 막론하고 어느 기업이나 거느리고 있는 인원들은 고락을 같이 하면서 기업의 성장을 함께 이룩하고 또 어려운 고비를 같이 참고 지나왔던 동반자들인 동시에 이들은 각 기업이 생산, 운영하고 있는 사업의 귀중한 경력자이기 때문에 이들을 할 수 있는 데까지 고용상태를 유지하면서 21세기의 새로운 사업환경에 대비해 나가야 한다는 관점도 있습니다. 즉 인원은 감축하되 같이 일해 온 경력을 지니고 미래사업에 유용한 인재는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겠습니다. ○외국기업 유치를 이런 이유로 각 기업은 구조조정에 있어 과다한 인원은 감축하되 유용한 인재는 분별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고용을 창출하는 데는 중소기업이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입장에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새로 개업을 가능케하는 요인으로는 자금제약의 극복과 동시에 한 나라, 한 성이 되고 싶다는 기개의 중요성이 필요됨으로써 자영업의 발전을 통한 고용의 창출에는 기업가 정신을 가로막고 있는 규제를 완화한다든가 기업가 정신을 발휘시킬 수 있는 사회적 토양의 조성이 급선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고용창출과 상실을 최종적으로 매듭짓는 것은 고용하는 측의 능력입니다. 우수한 고용기회의 창출과 유지는 결국 우수한 경영자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그 기업내에서 길러진 숙련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은 불황이라도 고용유지를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여하튼 우리나라는 관민이 합심해서 산업을 증진시키고 외국인투자가들을 많이 유치해서 고용창출을 최우선으로 진력해야 하겠습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실업자들을 모조리 수용하고 완전고용을 성취해서 국가전반에 걸쳐 활력에 찬 발전과 성장을 도모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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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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