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창업 트렌드] "방을 정보교환·사업장소로 활용하라"

과거 우리 조상들은 방을 세대와 계층을 초월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으로 삼아왔다. 집안의 대소사가 의논 되는가 하면 한풀이와 때론 음담패설이 오가는 생활의 무대도 다름 아닌 방이었다. 이처럼 방문화는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우리 고유의 독특한 문화다. 그러나 현재의 방문화는 공간의 형태나 활용도 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여준다. 이제 방은 새로운 문화지대로 업그레이드를 꾀하고 있다. 사람들의 문화적인 요구가 다양해질수록 이런 방 문화는 좀 더 다양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된다. ‘POP세상’을 운영하는 한상희씨는 2년여 전에 무점포 창업으로 POP 폼아트를 시작했다. 당시 돈 안 되는 아이템이라며 반대가 만만치 않았지만 현재는 POP 제작뿐만 아니라 POP 폼아트교육(홈스쿨링), 학교 강의까지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고 수입 측면에서도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POP세상은 창업과 가사, 양육을 병행해야 하는 주부들이 재택근무 형태로 지속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주로 인터넷을 통해 자료수집, 정보교환, 거래 등이 이뤄지기 때문에 특별한 사업장 없이 1인 기업 형태로 가능하다. 현재 한씨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POP 폼아트에 관한 정보와 자료를 회원들과 공유하고 있다. 이 같은 카페나 홈스쿨링은 여성 창업을 고민하고 있는 많은 주부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으로 정보 교환의 중심지다. 그래서 그 곳에 모인 주부 수강생들은 온ㆍ오프라인 공간을 인적ㆍ물적 네트워크의 메카로 활용하고 있다. 피부관리ㆍ다이어트 전문점 ‘피부천사’는 또 다른 형태의 방문화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다. ‘피부천사’는 당산점에 주부사랑방을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회원 수가 늘어나면서 노명희 사장은 주부들을 위해 사랑방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매장 대기실을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부들에게 개방했다. 노 사장은 간단한 허브차 등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주부들과 공통 관심사를 나누는 등 대화의 장을 열었다. 이에 따라 오픈한 지 2년이 돼가는 현재 일회성 방문 비회원을 제외한 회원수가 1,200여명에 달한다. 1년 전 700명이었던 회원수가 50% 이상 늘어난 것. 노 사장은 “주부들에게는 쉼과 이해가 필요하다”며 “그 마음을 이해하면서 주부들에게 스킨십을 통한 가장 정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 소장은 “방문화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면서 국내 문화 인프라를 육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