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곡물파동 ·인플레 압력 '설상가상'

美·濠 기상재해에 밀·옥수수값 급등<br>생산차질 여파 옥수수값 일주일새 11% 올라<br>호주 밀 생산량은 작년보다 8.8% 줄어들듯<br>육류·우유·치즈등 농산품가격도 줄줄이 인상


미국ㆍ호주 등 주요 농산물 생산국에 유례없는 홍수와 가뭄이 발생해 곡물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세계적인 곡물 파동이 엄습하고 있다. 가뜩이나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에 육박하며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는 와중에 곡물가마저 치솟아 빈곤층을 한계상황으로 내몰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주 미국 최대 곡창지대인 중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로 옥수수ㆍ콩 등 주요 농산물 가격이 일주일 내내 최고치를 경신하며 급등하고 있다. 옥수수 가격은 16일(현지시간)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부셸당 7.32달러로 최근 일주일 동안 11.6% 급등했다. 옥수수 가격은 지난 2년 동안 세배가량 급등했다. 미국산 옥수수는 대부분 사료용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옥수수 가격 상승으로 쇠고기ㆍ돼지고기 등 육류는 물론 우유ㆍ치즈 등 농산품 가격도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중서부 지역의 홍수가 인플레이션의 물결이 되어 슈퍼마켓ㆍ레스토랑으로 범람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기상관측 이래 최악의 홍수로 기록된 이번 홍수의 여파로 옥수수ㆍ밀ㆍ콩 등 농산물 재배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쇠고기 가격은 물론 빵, 계란, 아침식사 대용 시리얼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WSJ는 “폭우가 수백만 에이커의 농경지를 물에 잠기게 했다”며 “이코노미스트들이 식료품 가격이 얼마나 더, 오래 오를지 전망치를 수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농림부는 옥수수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는 “올해는 홍수피해 등 기상악화로 농산물의 작황이 좋지 않다”며 “주요 곡물의 공급량이 지난 10년 이래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어 큰 혼란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호주농림자원부는 호주의 올해 밀 생산량이 최대 생산지역인 서호주 지역의 가뭄으로 지난해보다 8.8% 감소한 2,370만톤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 3월 전망치 2,600만톤보다 230만톤이 줄어든 것이다. 이 지역의 6~8월 예상 강수량은 예년의 30~40%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호주는 미국ㆍ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밀 수출국이다. 호주의 생산차질은 국제 밀 가격 상승의 직격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뉴질랜드은행그룹의 시몬 로버츠 농산물상품선물 애널리스트는 “예상보다 수확량이 더 줄어들 것”이라며 “얼마나 더 줄어들지는 날씨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날 CBOT에서 국제 밀 가격은 부셸당 8.73달러에 거래됐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월 말 13.49달러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한달 동안 투기수요가 몰리며 15% 급등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식료품 가격 인상이 전세계 인플레이션 상승률에 미치는 비중은 전체의 44.3%에 달했다. 이는 2006년 27%보다 크게 높아진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농산물 인플레이션 비중은 무려 67.5%로 선진국의 19.5%보다 크게 높다. 네덜란드 라보은행의 피오나 보알 음식료 담당 애널리스트는 “(이번 홍수의 여파로) 미국 소비자들은 점점 더 값싼 음식을 찾아 움직이게 될 것”이라며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7~9%에 달하고 내년에는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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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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