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실여신 유무 따라 울고웃는 리딩뱅크

◎90년대초 「1등제일」 우성 부도로 수위뺏겨/작년 선두 조흥도 한보여파로 자리 내줄듯/대출요청 상대적으로 많아 “부실 집중표적”『3년 넘어가는 1등은행은 없다. 잘나갈 때 조심하라.』 한보그룹 부도사태로 주요 채권은행들이 고전하는 모습을 보며 은행원들은 금융가의 오랜 징크스가 이번에도 한보사태를 계기로 어김없이 재연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5대 시은중 선두은행의 자리는 부실여신 발생에 따른 은행의 부침사와 일치한다. 1등은행들은 어김없이 이번 한보그룹 부도사태와 같은 당대의 대형금융 스캔들에 관여됐고 그 결과 거액의 부실여신을 발생시키며 수위자리를 내줬다. 현재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은행 등 5대 시중은행중 자타가 공인하는 선두은행은 조흥은행. 94년부터 96년까지 5대 시은중 업무이익 1위, 당기순이익 1위를 기록했다. 더욱이 금년은 조흥은행이 설립 1백주년을 맞는 해. 오는 2월 1백주년을 맞는 조흥은행은 국내외에서 대대적인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한보그룹 부도로 5천억원에 육박하는 여신이 물리게 됨으로써 당기순이익에서 1천5백억원의 차감요인이 발생, 금년 결산에서는 5대 시은중 순이익 1등은행의 자리를 한보에 물린 여신이 거의 없는 상업은행에 내줄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96년 결산에서 조흥은행과 상업은행의 당기순이익 차이는 47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며 한보에 물린 상업은행의 여신액은 4백55억원에 그치고 있다. 조흥은행에 앞서 1등은행의 자리를 차지했던 은행은 바로 한보의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 91년부터 93년까지 1등은행의 자리를 차지했다. 제일은행이 몰락하게 된 원인도 바로 부실여신 때문. 93년 효산개발 부도로 시작된 불운은 유원건설, 우성건설 부도로 이어지며 1등 은행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처럼 국내에서 1등은행이 3년을 넘게 지속하지 못하는 원인과 관련,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분석한다. 가장 큰 이유는 1등 은행의 경우 다른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여유가 있고 따라서 정부나 기업의 대출압력, 대출요청의 0순위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 특히 다소 무리한 대출의 경우 자금사정이 어려운 은행에 부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므로 당연히 자금사정이 보다 여유로운 1등 은행이 집중 표적이 된다.<안의식>

관련기사



안의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