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을 굶은 20대 남자가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동네 가게에 들어갔다가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서울 동대문경찰서가 8일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한 이모(29)씨는 이날 새벽 3시30분께 동대문구 신설동 최모(61)씨의 빈 가게에서 현금 1천800원을 훔쳐 나오다 순찰 중인 경찰에 붙잡혔다.
이씨는 경찰에서 "사흘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해 배고픔을 참다 못해 가게에 들어갔다"고 범행동기를 밝혔다.
이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자동차정비 2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으나 직장을 구하지 못해 막노동판을 전전했으며 지하도와 다리 밑에서 밤을 지샌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막노동 일거리도 없어 사흘간 아무것도 먹지 못했고 다리 밑에 버려진작은 도구를 보는 순간 `범심(犯心)'이 생겼다고 한다.
이씨는 밤을 틈타 동네가게 주운 도구를 이용해 최씨 가게 지붕에 구멍을 낸 뒤가게안으로 침입하는데 성공했으나 경찰차량의 경광등 소리에 놀라 정작 아무것도훔쳐먹지 못한 채 현금출납기에서 현금 1천800원만 들고 빠져 나오다 붙잡혔다.
경찰은 이씨가 허기 때문에 범행했고 훔친액수도 적은 점은 참작할 만 하지만주거가 부정하고 지붕을 통해 가게에 침입한 점 등 죄질이 나빠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고 밝혔다.